[정준성 여민동락(67)] '과메기'와 '꼬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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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성 여민동락(67)] '과메기'와 '꼬막'
  • 정준성 논설실장
  • 승인 2021.11.1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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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성 논설실장

 

겨울의 초입. 움추러드는 몸과 상관없이 입맛을 당기게 하는 계절 별미 식객은 어김없이 등장한다.

동해풍(東海風)에 몸 만들기를 끝낸 ‘과메기’와 간간 쫄깃 알큰함의 지존(至尊) ‘꼬막’이 그들이다.

이 시기만 되면 오래전부터 경상과 전라를 대표하는 먹거리로 사랑받으며 몸값 또한 치솟는다. 주석(酒席)에서의 진객 대접도 당연지사다.

배를 가른 꽁치가 찬 바닷바람에 얼었다 녹기를 반복하며 만들어지는 과메기.

이 과정에서 생성되는 핵산(DHA) 등은 피부 노화, 뇌기능 쇠퇴 등을 방지하는 효과가 높다는 사실, 국민상식으로 통할 정도다.

해풍에 말린 물고기의 비릿함과 감칠맛이 ‘자꾸 손이 가게’ 만드는 과메기는 잘 알려져 있는 것과 같이 원재료는 청어였다.

명칭도 여기서 유래됐다는 것이 정설이다.

청어의 눈을 꼬챙이에 꿰어 바닷바람에 말려 먹기 시작해 그 어원이 관목(貫目)이라 했으며 ‘목’을 구룡포 방언으로 ‘메기’라고 발음해 ‘관메기’라고 하다가 ‘과메기’로 굳어졌다는게 그것이다.

구룡포 근해에서 청어가 사라지자 1960년대부터 꽁치가 이를 대신하고 있으며 지금은 전 국민의 사랑을 받는 구룡포의 ‘대표브랜드’로 자리잡았다.

경상에 과메기가 있다면 전라엔 꼬막이 있다. 그리고 전남 보성 여자만(汝自灣)산을 제일로 친다.

덕분에 이곳에서 채취한 꼬막은 지역민은 물론이고 미식가들의 예찬론도 차고 넘친다.

그만큼 맛과 풍미가 좋기로 유명하다.

꼬막은 ‘참꼬막’‘새꼬막 ’‘왕꼬막’ 세 종류로 나뉜다.

그중 4년마다 갯벌에서 일일이 손으로 수확한다는 참꼬막은 진짜 꼬막이라 부르며 가장 으뜸으로 친다.

타 고막과 비교 표면에 털이 없고 졸깃한 맛이 일품이어서 예부터 궁중에 진상됐는가 하면 이 지역 제사상에 유일하게 올리는 ‘패류(貝類)로 사랑받으며 ‘제사꼬막’이라 불렸다.

반면 수심이 깊은 곳에서 2년에 한차례 배로 대량 채취하는 새꼬막은 털이 있다.

또 어린아이 주먹만한 왕꼬막 즉 피조개도 까만 털에 피까지 머금고 있는 것이 크기만 다를 뿐 새조개와 비슷해 구분이 쉽다.

꼬막의 육즙이 붉은 것은 철을 함유한 헤모글로빈 때문이다. 필수아미노산, 단백질, 비타민 등을 비롯해 철분과 무기질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노약자와 어린이들의 겨울철 보양식품으로 꼽힌다

속살을 발라 무쳐도 좋지만 껍질째 삶아 먹으면 비릿하고 졸깃한 풍미는 배가된다. 속살을 파먹는 재미도 있고.

벌교지방에선 이 맛을 더욱 높이기 위해 마른냄비에 물을 붓지 않고 구워내듯 익혀 먹는다고 한다.

하지만 꼬막을 삶을 때 간과하지 말아야 할 ‘조심조심’이 한가지 있다. ‘싱싱한 놈’들만 잘 골라 삶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혹여 여러 꼬막중 한 꼬막이라도 ‘맛이 간’ 꼬막이 섞이면 나머지 꼬막까지 냄새가 오염돼 모두 버려야 하는 낭패를 당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꼬막삶기’ 요령을 보며 정치인 영입에 열을 올리는 여야 대선캠프에도 적용되는 평범한 진리 아닌가 생각하면 생뚱맞을까?

아무튼 초겨울 다시 돌아온 경상 전라 별미식객이 서민들의 지친 마음에 힘이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