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최초의 인권청사로 건립된 수원시 지동 행정복지센터 전경.(사진=수원시)
경기도 최초의 인권청사로 건립된 수원시 지동 행정복지센터 전경.(사진=수원시)

[수원일보=정준성 기자] 경기도내 최초의 인권청사인 지동 행정복지센터가 새롭게 탄생했다.

수원시는 30일 공공건축물에 인권을 담는다는 취지아래 건축을 시작한 지동행정복지센터가 완공됐다고 밝혔다.

시가 공공건축물에 인권을 담아내는 첫 시도로 4년여 만에 완성해 낸 지동행정복지센터는 오는 12월6일 주민들을 맞이할 계획이다.

 수원시 최초의 인권청사, 지동 행정복지센터를 미리 둘러보며 수원시가 공공청사 건축이라는 그릇에 담아낸 인권을 확인해 봤다.

◇낙후된 도심 ‘지동’의 변화를 꿈꾸다

수원시 중심부에 위치해 있으며 화성행궁과도 인접한 지동은 수원시의 대표적인 구도심이다.

기존 행정복지센터도 1989년 11월에 건립돼 30년을 훌쩍 넘겼다. 증가하는 행정과 복지서비스 수요를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공간은 매우 협소하다.

오랫동안 터를 잡고 살아오던 주민들이 다양한 마을행사 등 자치활동을 할 때에도 부족한 공간은 걸림돌이 되기 일쑤였다.

이에 지난 2014년부터 지동 행정복지센터 신축을 논의해 오던 수원시는 2017년 공공건축물에 인권을 담는 작업의 모델 역할을 할 첫 번째 인권청사 신축사업으로 지동을 낙점했다.

낙후된 주거 환경은 물론 노인이나 외국인 등 취약계층이 많고, 사회기반시설 등이 부족한 지역적 특성을 감안해 인권청사가 건립되면 주민들의 일상을 변화시킬 구심점 역할을 해낼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이후 4년여 만에 새청사가 들어섰다. 지동 행정복지센터가 ‘인권청사’라는 사실은 외부 진입로부터 드러난다. 바깥 인도에서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그 어떤 장애물도 없다.

계단은 물론 불편을 야기할 수 있는 구조물도 없어 누구나 쉽게 내부로 들어갈 수 있다.

진입로뿐만 아니라 모든 공간에 단차가 없어 ‘누구에게나 친절한’ 공간이다. 휠체어를 탄 사람이나 목발을 짚은 사람, 보폭이 좁은 노인, 손에 짐을 많이 든 사람, 걸음마를 막 뗀 어린아이까지 모두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인권은 내부 시설 구석구석에도 자리를 잡았다. 장애인이나 키가 작은 사람, 허리가 굽은 노인 등이 더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했다. 점자 안내판 등 장애인용 사인물도 더 눈에 띄는 위치에 설치됐다.

1층 중앙홀 바닥에는 공간별 안내판이 설치돼 쉽게 목적지를 찾아갈 수 있도록 했다. 공간에 개방감을 주는 유리 벽에는 시선이 머무는 위치에 픽토그램을 활용한 사인물을 연속적으로 부착했다.

유리창을 인식하지 못하고 충돌하는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다.

공간별로 안전을 고려한 시설물 배치도 이뤄졌다. 각 공간에서 가장 잘 보이는 위치에는 화재 시 대피요령과 소화기사용법, 피난로가 상세하게 적힌 안내판이 자리 잡았다.

복도 등 바닥 면 테두리는 일정 구간을 진한 색상으로 시공해 시야감을 통해 공간의 구조와 동선을 파악하기 용이하도록 했다.

참여와 소통, 배려를 담은 행정복지센터

지난 2018년 11월 주민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어 인권청사와 인권영향평가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사진=수원시0
지난 2018년 11월 주민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어 인권청사와 인권영향평가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사진=수원시)

 지동 인권청사는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 연면적 2560㎡ 규모다. 각 층에는 행정업무 공간과 주민들의 자치공간, 휴게공간 등이 적절하게 배치됐다.

2층은 주민들의 요구가 대거 반영된 공간들이 들어섰다. 대규모 행사가 가능한 200석 규모의 대회의실과 소회의실 역할을 할 못골사랑뜰, 공유주방인 못골부엌, 주민자치위원회 사무실, 동대본부 등이다.

 공공청사에 인권을 담아내고자 2017년부터 3년여의 준비 기간이 필요했고, 착공부터 준공까지는 1년 남짓 소요됐다.

주민 의견은 설문조사와 대면조사를 통해 구체화했다.  이에 따라 김장 등 대형 행사를 진행할 수 있는 대규모 공간, 주방조리 공간이나 쉼터 등 주민편의시설, 민원실과 동장실 및 상담실의 접근성 개선 등이 요구사항이 반영됐다.

이후 설계 공모 전에 주민설명회와 공청회를 열어 주민들의 참여가 활발하게 이뤄졌고, 인권 및 건축 전문가들로 구성된 인권영향평가협의회가 수차례 참여해 세심하게 인권을 담아내고자 노력했다.

이를 위해 수원시 인권담당관뿐 아니라 도시디자인단, 시설공사과, 팔달구 행정지원과, 지동 등 다양한 부서의 협업은 필수적이었다. 

지동행정복지센터는 이러한 노력끝에  인권을 최우선의 가치로 담은 경기도 최초 공공건물로 탄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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