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가 최근 ‘수원시 장애인 민원 응대 안내서’라는 것을 만들어 시청과 구청, 동행정복지센터 등 민원담당 부서에 배부했다. 장애인이 민원을 위해 관공서에 방문한 경우 민원담당 공무원이 갖춰야 할 올바른 인식법과 자세, 태도 등의 매뉴얼을 수록했다. 효율적으로 민원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다. 장애 민원인을 응대하기 위해 체계적인 매뉴얼을 만든 것은 수원시가 최초라고 한다.

안내서의 내용은 매우 구체적이다. 장애인이 차별과 불편 없이 행정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상황별 응대법을 상세히 담았다. 현장 사례도 들어 있어 이해하기 쉽다. 시각장애인이 방문했을 경우 음성이나 촉각 정보를 제시하거나 의사를 먼저 묻고 대독서비스 등을 진행해야 한다는 등의 세세한 대응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발달장애인의 경우는 선택형 질문으로 융통성 있게 접근하라고 권고한다.

수원시가 이처럼 구체적이고 자세한 안내서를 발간할 수 있었던 것은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다산인권센터, 수원장애인자립생활지원센터 등 지역 내 인권단체와 기관들이 동참해 작업을 했기 때문이다. 즉 탁상행정의 결과물이 아니라는 말이다. 수원시 인권담당관 관계자의 말처럼 이 매뉴얼이 장애인에 대한 공직사회의 이해도를 높이게 될 것이다.

수원시는 인권에 적극적인 도시다. 지난 2019년 1월 기초지방정부 최초로 인권 전담 조직인 인권담당관을 신설했다. 지난해 말에는 경기도 최초의 인권청사인 지동행정복지센터를 건축했다. 지동행정복지센터는 장애인, 노인, 영·유아 부모, 다문화 가족 등 지역주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외부에서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길목엔 계단이 없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나 어린이 등을 위해 자동문 버튼도 아래쪽에 설치했다. 민원실엔 노인들을 위한 비대면 양방향 마이크도 설치했다. 수원시의 설명처럼 눈길, 손길, 발길 닿는 곳마다 인권을 고민했다.

지난 2018년 행정안전부는 중앙부처·지자체 공공청사 ‘유니버설디자인(Universal Design)’ 적용을 위한 안내서를 배포했다. 사회적 약자들의 공공청사 이용 불편과 제약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장애, 연령, 성별, 언어 등에 관계없이 모든 사회구성원이 시설·제품·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이용환경을 설계하도록 권고했다.

그러나 아직도 장애인이나 노약자들은 공공청사 이용에 불편을 느낀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동등하게 행정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날은 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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