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9일)은 20대 대통령을 뽑는 본 선거 날이다. 이제 내일 새벽이면 이 나라를 5년간 이끌어갈 새 대통령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기대보다는 걱정이 더 크다. 이번 선거는 네거티브와 후보·가족 리스크 공방으로 얼룩진 선거였다. 선거 과정 중에 갈등이 극에 달했다. “지는 쪽이 감옥에 간다”는 말도 나왔다. 후보자간의 이합집산도 있었다. 게다가 사전투표 과정에서 선관위의 부실관리 논란도 불거졌다.

강훈식 더불어 민주당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이 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서 한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정말 너무너무 힘든 3개월이었던 것 같고요. 그리고 저희뿐만 아니라 국민의힘이든 정의당이든, 또 모든 선거운동을 하셨던 자원봉사자들까지 다 힘들게 보내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켜보는 국민들 또한 힘들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런 와중에도 지난 4~5일 실시된 사전선거의 열기는 매우 뜨거웠다. 사전투표는 역대 최고인 36.93% 투표율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최종 투표율이 80%를 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지난 1997년 치러진 제 15대 대선 투표율이 80.7%로 최고치였고 2007년 제17대 대선은 63.0%로 최저치였다. 지난 2017년 제19대 대선 때는 77.2%였다. 강 본부장이 한 말처럼 이번 선거 과정을 통해 각 정당이 어떤 것들을 변화시켜야 하는지 제대로 확인했기를 바란다. 특히 국민들이 원하는 열망이 무엇이었는지 깨달았으면 좋겠다.

투표 결과가 나오면 어느 쪽인가는 승리의 축배를 들며 환호할 것이고 다른 쪽은 패배의 쓴잔을 마시며 허탈해할 것이다. 혹시 감옥에 가지 않을까 불안해하기도 할 것이다. 결과에 승복하지 못하고 분노하는 이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정치보복이나 불복 사태는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바람직하지 못하다. 진 쪽은 승복하고 이긴 쪽은 상생과 협치, 포용의 자세를 가지고 함께 나가야 한다. 지금 우리는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과 우크라이나 사태, 물가 폭등 등 당장 해결해야할 일들이 산적해 있다. 범죄가 명백하다면 처벌받아야 하지만 정치적 탄압은 피해야 한다. 습관과 같은 발목잡기도 사라져야 한다. 대선 결과에 상관없이 여야 모두 슬기로워져야 할 때다.

제일 중요한 것은 국민과 나라다. 우리는 모두 대한민국 국민이다. 극단적인 증오와 적개심에서 벗어나 나라의 미래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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