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고교 야구의 자존심이라고 해도 좋을 수원 유신고가 제77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 전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유신고가 청룡기 우승을 차지한 것은 3년 만이다. 결승전에서 서울 충암고를 3-1로 꺾고 정상의 자리를 차지한 유신고는 우승까지 수많은 전국의 고교야구 명문팀들을 차례로 꺾고 청룡기를 거머쥐었다.

유신고의 우승 소식에 수원 야구팬들은 출신 고등학교를 넘어 기뻐하고 있다. 수원을 연고지로 하는 프로야구단 KT위즈가 지난해 우승한 데 이어 유신고까지 우승을 차지하자 만족감을 나타내고 있다.

선수들도 자기 몫을 잘 해냈지만 홍석무 감독의 용병술도 뛰어났다. 3학년 박시원과 조영우가 대회 기간 매우 잘 던지고 있었지만 홍 감독은 대회 기간 2경기에서 3이닝 밖에 던지지 않은 2학년 이기창을 선발로 마운드에 올렸다. 이기창은 홍 감독의 기대에 부응, 5이닝 3안타 1사구 2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믿음에 보답한 것이다.

유신고는 지난 2019년 이 대회에서 우승했다. 같은 해 황금사자기에서도 우승했다. 이보다 앞서 2005년 봉황대기에서도 우승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2018년까지 중요 대회에서 우승한 적이 없었다.

지난 1984년 창단한 유신고는 많은 프로야구 스타들도 배출해냈다. 2019년 청룡기 우승 때 원투쓰리펀치로 활약한 소형준과 허윤동, 박영현이 있다. 이보다 앞서 최정, 유한준, 정수빈, 배영섭, 배장호 등도 배출했다.

이날 경기에도 유신고 출신의 KT위즈 소형준(21)과 박영현(19)이 후배들을 응원하러 왔다. 홍 감독에 따르면 소형준과 박영현은 물론 유한준과 최정, 정수빈 등 졸업생들이 후배들을 위해 물심양면 지원한다고 밝혔다. 프로야구에서 두각을 나타낸 선배들의 후원과 격려가 후배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음은 말할 것도 없다.

특히 최근 스타로 떠오르는 선수는 KT의 투수 소형준이다. KT의 1차 지명을 받은 소형준은 2019년 황금사자기 MVP를 수상하는 등 전국 대회에서 맹활약했고 세계 청소년 야구선수권 대회에서 네덜란드 상대 6이닝 무실점, 일본 상대로 6.2이닝 2실점 호투를 기록, 프로구단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수원에는 유신고와 함께 장안고 야구팀이 있다. 2013년 창단, 아직 크게 주목할 말한 성적은 내지 못하고 있지만 앞날을 기대할 만 하다. 또 중학교 야구명문이 된 수원북중, 매향중과 서호중도 ‘야도(野都)’ 수원을 이끌어갈 미래의 인재들을 품고 있다. 우승을 차지한 유신고를 비롯, 장안고, 수원북중, 매향중, 서호중의 모든 선수와 관계자들에게도 성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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