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력의 상징인 군대서도 인권이 자리잡아가고 폭력행위가 점차 사라져가는 이때 유독 체육계의 폭행과 갑질 등 인권유린 행위가 빈발하고 있다. 성폭행을 포함한 상습폭행이 언론보도로 알려진 이후에도 근절되지 않고 있다. 정부가 근절 대책을 내놨다지만 2019년 빙상과 유도 종목에서 발생했으며 2020년에는 트라이애슬론(철인3종) 국가대표인 최숙현 선수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는 상습폭행과 갑질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 사람들 죄를 밝혀달라”는 말을 남겼다.

이후 2020년 8월 최 선수 사건 이후 스포츠 분야의 비리를 독립적으로 조사하기 위해 스포츠윤리센터가 신설됐다. 그러나 스포츠윤리센터가 인권침해나 비리를 저지른 체육계 인사에 대한 중징계를 권고해도 해당 종목단체가 낮은 수준의 징계를 내리고 있단다. 스포츠윤리센터는 2020년부터 올해 7월까지 대한체육회 산하 체육단체에 중징계 29건, 징계 77건, 경징계 3건, 수사 요구 2건 등 모두 111건의 징계를 요구했다.

하지만 이 중 49건만 징계가 결정됐다. 나머지는 징계를 지연시키고 있다. 중징계를 요구한 20건 중 8건은 견책, 경고, 주의 등 경징계로 바뀌었다. ‘제 식구 감싸기’란 비판을 받을 만하다. 이는 지난달 3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대구 북구을)이 스포츠윤리센터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들어있는 내용이다.

수원시내에서 활동하는 운동선수들도 폭력 피해 경험이 있다고 한다. 지난 2020년 수원시는 최 선수 사망 사건과 관련, 지역 내 체육계 선수들의 폭력 실상을 파악하기 위한 실태조사를 벌였다. 수원시 체육회, 수원FC, 수원도시공사 소속 선수를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스포츠 폭력’ 피해 경험에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266명 중 98명(36.8%)이나 됐다. 피해를 경험한 대상은 여성(47.7%)이 남성(33.8%)보다 13.9% 많았다.

시는 올해에도 수원시체육회 직장 운동부 선수, 수원시장애인체육회 선수, 수원FC 선수 등 154명을 대상으로 10월 16일까지 인권침해 실태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1년간(2021년 10월~2022년 9월) 경험한 폭력·체벌·따돌림·괴롭힘·성폭행·성추행·폭언 등 인권침해를 조사한다. 조사 중 인권 침해 사실이 확인되면 단호하게 대처할 계획이하고 밝혔다.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이 있지만, 인권침해를 당해 건강한 정신을 잃은 육체로 대회에 나가 좋은 성적을 거둘 수는 없는 일이다. 건강한 정신과 건강한 육체를 가진 체육인을 양성하기 위해서 인권침해 행위는 뿌리 뽑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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