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에 있어서 프레임은 중요한 전략중 하나다. 마타도어, 네거티브와 함께 3대 전략이라고도 부른다. 프레임 전략중 가장 많이 사용하고 효과가 높은 것이 '일본 프레임'이다. 

일본에 대한 적개심을 교묘히 이용하는 내용 때문에 반응 또한 뜨겁다. 특히 '친일 프레임'은 써도 써도 그 효과가 줄어들지 않는다. 그래서 상대 정당을 무너뜨리려는 단골 메뉴로 자주 사용한다. 별칭도 시도 때도 없이 사용한다 해서  정치권 '전가(傳家)의 보도(寶刀)'로 불린다. 친일 프레임은 그동안 야당이 여당에 대한 공격 수단으로 자주 이용해 왔다. 지지세를 결집하는 효과도 톡톡히 보았다. 

물론 반대로 일본에서도 혐한 프레임을 조장해 자신의 입지를 굳히는 정치인들도 있다. 일본 혹은 한국 프레임을 이용, 정치에 활용하는 측면에 있어선 한국과 일본이 피장 파장인 셈이다. 

아무튼 국내 정치 최고의 프레임인 '일본' 때문에 요즘  우리나라가 뜨겁다.  먼저 지난 11일, 2년 7개월만에 무비자 관광이 허용된 관광업계 열기가 그중 하나다. 일본으로 나서는 내국인의 수가 급격히 늘어 연일 공항이 시끌벅적하다. 무비자 입국 허용 전 하루 평균 23%가량 증가한 내국인 일본 관광객  탓이다. 덩달아 항공편 예약도 100%이상 치솟았다. 

하지만 정치권의 일본 열기만은 못하다. 한·미·일 군사훈련에 대해 지난 7일 야당대표가 “자위대를 정식군대로 인정하는 극단적 친일 행위, 대일 굴욕외교, 극단적 친일 국방”이라고 비판하면서 시작된 여야 정치권 공방이 시간이 갈수록 점입가경이기 때문이다, 

엊그젠 전직 육군 대장출신 민주당의원까지 나서 '친일' 프레임을 씌워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그러자 여당은 야당 대표를 향해 "국방의 기역자도 모르는 무식하고 위험하기 짝이 없는 발언"이라며 맹공에 나섰고 야당대표는 "한반도에 일본군이 진주할 수도 있다"며 친일파같은 소행이라 밝히는등 연일 공세 수위를 낮추지 않고 있다. 

거기에 "일본은 조선왕조와 전쟁을 한 적이 없다"는 정진석 국민의 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도 문제 삼은 뒤 “이완용·조선 총독이냐”는등 정 비대위원장을 ‘맹폭’하며 연일 친일몰이를 했다. "제국주의 침략의 역사를 정당화하는 일본 극우세력의 주장과 일맥상통하는 발언"이라는 주장도 내놨다. 이쯤되면 '일본'프레임치고는 최강 아닌가 싶다. 

물론 빌미를 제공한 정치인 탓도 크지만 이를 기회 삼아 친일 프레임으로 옭아 매려는 전략적 발상이 어찌보면 더 나쁜지도 모른다. 지금은 잠시 휴식기에 접어든듯 하지만 언제 다시 터질지 모르는 휴화산 같은 상황이다.

보는 국민들이 혼란에 빠지는 것은 당연하다. 어느 것이 진실이고 어느 것이 거짓인지 판단하기도 버겁다. 여야 양측의 주장이 극과 극을 달려서다. 사실 우리 국민은 나라를 강탈해간 일본에 대한 감정이 유독 복잡하다. 그러면서 분노의 아이콘으로 굳어져 있다. 

아직도 일부 국민이 정치인들의 반일 선동에 격하게 반응해 일본에 대한 적개심을 불태우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반응이 뜨거우니 정치인들은 계속 이를 들춰내 상대를 무너뜨리며 국민의 마음을 얻으려 친일 프레임을 동원하는 것이지만 말이다. 작금의 여야 정치권 행태가 이를 보는 듯해 안타깝기까지 하다. 

프레임도 중요하지만 진실이 결국은 국민의 마음을 얻는 것이라는 사실을 놓고 볼 때 여야의 행태는 이제 사라질 때가 됐다. 자신들은 반일 애국자의 후손이요, 상대는 친일파의 후손이라는 프레임을 만들어 하는 정치공세는 시대 착오적 발상이나 마찬가지여서다. 

특히 지금처럼 세계적으로 경제·안보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낡은 싸움은 우리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금 이보다 더 시급한 것은 민생안정 아닌가.

세월이 변하고 국민 의식도 높아지고 있는 만큼 국내정치에서 이런 친일 프레임을 이용하려는 낡은 생각은 버리는 것이 옳다. 그래야 우리 정치의 미래도 밝아질 것이다. 

저작권자 © 수원일보 - 특례시 최고의 디지털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