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滿山紅花' 철쭉과 함께하는 산행

숲사이사이 연분홍 자태를 뽐냈던 진달래가 서서히 빛을 바래면서 뒤를 잇는 철쭉은 화사함과 요염함으로 등산객을 사로잡는다. 연초록이 짙어갈수록 철쭉의 아름다움은 더욱 돋보인다. 철쭉꽃에선 오랫만에 사랑하는 님을 만난 산골처녀의 설레임이 묻어난다. 4월말 장흥제암산, 남원 봉화산 등 남녁의 능선을 타고 오르기시작한 진분홍꽃 물결은 지리산 덕유산 소백산 태백산을 갈지자로 휘저으며 경기도 연인산 정선두리봉까지 내달린다. 싱그러운 신록의 내음과 함께하며 진분홍 꽃바다를 가로지르는 철쭉산행은 생각만해도 기분이 상쾌해진다. 전국주요 철쭉명산을 정리해 본다.

▲ 군포 철쭉동산.

● 소백산 비로봉

충북 단양과 경북 영주 사이에 걸쳐 있는 소백산. 그 넉넉하면서도 길게 뻗은 소백의 능선에 철쭉이 피면 꽃 터널을 이룬다.

소백산은 초원과 철쭉, 주목군락과 철쭉이 어우러진 철쭉명산이다. 연화봉에서 정상인 비로봉까지 능선을 따라 철쭉이 무리지어 피어있다. 희방사에서 오르는 연화봉은 철쭉능선이 수천평에 달하지만 찾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정상 비로봉에서 동북쪽의 국망봉주변의 철쭉도 볼만하다,

철쭉을 감상하기에는 오히려 정상인 비로봉 부근이 좋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을 간다는 주목숲과 어우러져있는 소백산 철쭉은 화려하지 않고 수수하다. 단양쪽으로는 온달산성과 온달동굴 등 유적지가 많아 답사여행지로도 제격이다. 단양문화원이 주관하는 소백산 철쭉제가 5월 하순에 열린다.

☞추천코스 : 희방사-제2연화봉-연화봉-비로봉-삼가리

● 남원 바래봉

4월 하순부터 피기 시작해 정상까지 철쭉으로 뒤덮이는 바래봉은 국내 최고의 철쭉 명산. 가파르지 않고 평평한 구릉마다 철쭉군락을 이루고 있다.

철쭉은 정상 8부 능선에서부터 군락을 이루고 있는데 가장 화려한 자태를 뽐내는 곳은 정상에서 남서쪽으로 뻗어 있는 팔랑치에 이르는 약 1.5km 구간. 

이곳 철쭉은 꽃잎이 비교적 크고 때깔이 좋아 멀리 산아래에서 쳐다보더라도 붉은 빛이 배어 나올 정도다. 바래봉 철쭉의 절정기는 기온에 따라 차이가 하단부가 4월 20일부터 피기 시작해 정상부는 5월 중순께 만개한다.

☞추천코스 : 정령치-고리봉-세걸산- 세동치-부운치-팔랑치(철쭉군락지) 삼거리 갈림길-바래봉 정상-삼거리갈림길-용산리 주차장(6-7시간)

● 제주 한라산 윗세오름

봄철에서 초여름까지 한라산은 그 전체가 하나의 화원에 종종 비유된다. 한라산 철쭉 명소로는 윗세오름 부근.

철쭉꽃이 5월 중순에서부터 한라산의 고도를 따라 피기 시작해 6월 중순이면 왕관릉·장구목·만세동산·선적지왓 등 영실 일대에 이르기까지 화려한 분홍빛 축제가 절정의 고비를 넘어선다.

한라산 산철쭉은 육지부 철쭉과 달리 짙은 보라색에 가까운 빛깔을 선보인다. 잎과 꽃이 같이 피는 점은 잎보다 먼저 피는 진달래와 구별되게 한다.

철쭉이 절정으로 피어나는 5월말 가장 아름답게 피어난 지역을 선정해 산악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철쭉제를 지내는데 이는 바로 계절의 변화를 알리는 의미있는 행사이다.

▲ 일림산 정상 부근을 붉게 물들인 철쭉 / 사진제공:보성군청
● 보성 일림산
 
2000년에 들어서 개발된 일림산 철쭉은 규모만도 100만평 이상으로 전국 최대의 철쭉군락지를 자랑한다. 제암산과 사자산으로 연결되는 철쭉군락지의 길이는 12.4㎞에 달한다. 일림산 철쭉의 특징은 나무크기가 어른 키만큼 하고 매서운 해풍을 맞고 자라 철쭉꽃이 붉고 선명한 점이 특징이다.

정상에 서면 제암산·무등산·월출산·천관산·팔영산 등 명산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남으로는 득량만 쪽빛물결과 한가롭게 떠가는 고깃배들이 보인다. 5월 초순에 철쭉제가 개최된다.

☞추천코스Ⅰ : 용추폭포-골 -사자산 철쭉군락지-골치-일림산정상-용추폭포

☞추천코스Ⅱ 제암산-사자산-일림산 연계 : (장흥)감나무재(시목치)~제암산~곰재~철쭉군락지~간재~사자산~골치재~일림산~한치재

● 무주 덕유산

전북 무주와 경남 거창군에 걸쳐있는 덕유산은 철쭉이 아름답기로 예로부터 유명했다. ‘봄철의 덕유산은 철쭉밭에서 해가 떠서 철쭉밭에 해가 진다’는 말이 있을 정도.

철쭉이 있는 곳은 북덕유에서 남덕유로 이르는 20㎞ 구간의 등산로 주변. 구천동의 15경인 월하탄에서 산행을 시작해 덕유산의 주봉인 향적봉을 오르면 인월담, 사자담, 백련사 등이 차례로 보이고 백련사에서 향적봉까지 1시간30분이면 오를 수 있다. 철쭉도 이곳부터 군락을 이룬다.

☞추천코스Ⅰ 산행코스 : 구천동계곡-백련사-덕유산-중봉-칠연폭포-안성매표소

☞추천코스Ⅱ 나들이코스 : 무주리조트(곤돌라 이용)-향적봉-중봉 왕복산행

● 태백산

주목과 어우러지는 태백산 철쭉은 5월말이 절정이다. 비교적 산세가 험한 편이지만 산행길은 부드러운 능선으로 이어져 가족산행도 무난하다. 산행은 유일사·백단사·당골 등 세곳에서 할 수 있다. 6월 초 철쭉제가 열린다.

고원도시 태백에 우뚝선 태백산(1,567m). 5월말부터 철쭉으로 물들어간다. 태백산 철쭉은 수수한 연분홍. 곱게 물이 빠진 모습이 수수하기 그지없다.
 
산행코스는 유일사 매표소에서 유일사 쉼터를 거쳐 장군봉에 오르는 길과 백단사에서 오르는 길, 당골매표소 코스로 나뉜다. 왕복 4시간∼6시간으로 부담없이 오를 수 있다.

철쭉시즌에 적합한 등산로는 유일사 코스. 검붉은 주목과 핑크빛 철쭉을 번갈아 감상하며 정상인 장군봉에 오를 수 있다.

하산은 천제단으로 가는데 거의 평지길에 가까운 철쭉꽃밭 지대다. 5월말에 철쭉이 만개하는 태백산은 비교적 산세가 험한 편이지만 산행길은 부드러운 능선으로 이어져 가족산행도 무난하다. 6월 초 철쭉제가 열린다.

● 남양주 축령산·서리산

축령산은 곳곳에 철쭉이 피고 울창한 잣나무 숲 사이로 다양한 코스의 등산로가 만들어져 있어 가족단위 나들이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높이 2∼3m가량의 연분홍 철쭉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서리산의 철쭉은 5월중순에 만개해 어른이 지나갈수 있을 정도의 커다란 철쭉 터널을 만들어내고 있다.
 
주차장~남이바위~철쭉단지~축령산~잔디광장 코스나 주차장~남이바위~철쭉단지~축령산~서리산철쭉단지~화채봉 코스, 주차장~주임도~전망대~서리산철쭉단지~화채봉 코스를 이용하면 된다.

등산에는 3~5시간 정도 걸리며, 중간에 철쭉 군락지가 있어 봄의 운치를 만끽할 수 있다.

● 가평 연인산

가평군은 지난 95년 능선 수백만평에 철쭉이 자생하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곳을 관광지로 보존, 개발하기로 해 1999년 5월 16일 제 1회 철쭉제를 개최하고 해마다 철쭉제를 열고 있다.

연인산 철쭉은 용추구곡을 중심으로 펼쳐진 장수봉과 우정봉, 매봉, 칼봉, 노적봉 등 해발 800m 이상 고봉들을 따라 2m 이상의 철쭉 터널이 이어져 장관을 이룬다.

청풍능선과 연인능선은 꽃빛이 아름답고, 우정능선은 잣나무와 고목과 함께 철쭉이 어우러져 있다. 철쭉산행 코스로는 백둔리에서 장수고개를 거쳐 오르는 코스가 비교적 쉽게 오를 수 있다.

대형버스를 이용할 때는 마일리에서 우정고개로 오르는 것이 좋다. 승안리에서 용추구곡으로 오르는 길은 코스가 험하다. 연인산 철쭉은 5월 중순과 하순경에 만개한다.

5월, 진달래 지고… 철쭉 피고

철쭉은 높이 3m 내외로 낙엽관목이다. 화려한 봄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꽃으로 5월부터 남쪽부터 피기 시작한다. 고산지대에서 주로 군락을 이루고 있다.

철쭉은 진달래와 달리 잎과 꽃이 함께 나며 꽃잎에는 진득한 액체가 묻어있어 독성을 가지고 있다.

진달래는 ‘참꽃’이라 하여 그 꽃을 먹을 수 있지만 철쭉은 먹을 수 없어서 ‘개꽃’이라 한다. 진달래가 피고 진 다음에 꽃이 피기 때문에 ‘연달래’라고도 한다.

일반적으로 산철쭉은 보라색 꽃잎에 길고 뾰족한 잎을 가지고 있으며, 연분홍색으로 꽃잎이 주걱처럼 밑으로 말려있는 것이 철쭉이다.

저작권자 © 수원일보 - 특례시 최고의 디지털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