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류1동 '수목터널'. ⓒ김기수 기자 kks@suwonilbo.kr
● 우리동네 오늘

“그 옛날, 시계가 없던 시절에도 기적소리를 듣고 어머니는 아침을 지어주시고 학생들은 학교에 갔죠.” 세류1동에서 태어나 고향을 한 번도 떠나 산 적이 없다는 손민영(남·55세) 주민자치위원장의 말이다.

세류1동엔 수여선과 수인선 기차역이 있었다. 이 중, 수여선은 1970년대 초까지, 수인선은 1980년대 초까지 기적소리를 울리다가 지하철이 들어서면서부터 자취를 감췄다고 한다.

수원역까지 도보로 오 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고, 기차와 지하철, 버스 등의 연계가 잘 이뤄져 전국 어디든 편히 갈 수 있는 교통의 요충지임을 강조하는 손 위원장은 세류1동 세류 어린이 놀이터 앞은 일제시대 때 철도의 종점이었다고 전한다.

수원에서 인천까지의 수인선과, 여주와 수원까지의 수여선 철도 종점인 이 곳은 기차가 도착한 후, 기차의 머리를 돌리기 위해 삼각형 모양으로 철로를 놓은 삼각선이 있었다고 한다. 기차역이 있는 곳이어서 세류1동엔 기관사도 많이 살았다고 한다.

또한, 일제때 기차역에 다니던 역부들이 숙식하던 철도 관사가 열다섯 채 정도가 있었는데 한 채에 두 세대씩 거주했다. 현재 5-6호가 남아있는데 집의 모양은 창고 형태로 모두 똑같았다. 수인선은 새우젓과 소금을 팔러 다니는 상인들이 많이 이용했다고 한다.

수인선 열차를 기념하기 위해 2005년에 조성한 수인선 세류공원을 찾았다. 세류1동의 유일한 공원이라는 이 곳은 500여 미터의 수목터널과 게이트볼장 및 배드민턴장이 있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청단풍이 양쪽으로 줄지어 이어진 오솔길 형태의 수목터널은 향긋하고 짙은 나무 냄새를 풍겼다. 공원 입구에 3미터 길이 정도로 놓여진 수인선 열차가 달리던 실제의 레일과 침목을 밟고, 레일 모양으로 길게 늘어진 보도블럭에 발을 디뎌 보니, 기차가 지날 때마다 철길 옆에 심어져 있던 아까시나무가 춤추듯이 너울거렸다던 손 위원장의 말이 되살아났다.

한편, 세류1동엔 농(農)공장이 있었는데 이곳은 일본사람들이 기계를 놓고 쇠붙이를 깎던 곳이었다고 한다. 농공단지로 불리던 허름한 건물이 6·25전쟁으로 인해 부서졌을 때, 호미를 들고 땅 속에 묻혀 있던 철고물을 캐서 생계유지를 하던 주민들도 있었다고 한다.

새마을금고 앞에 수령이 250년-300년으로 추정되는 느티나무가 있다. 이 나무는 괴목(槐木)이라고도 불리는데 세류동 토박이인 평창 이 씨가 이곳에 심은 나무라고 윤응로 주무담당주사는 설명한다.

1960년대까지 수원에는 많은 동족 마을이 있었는데 느티나무가 있는 세류1동에도 평창 이 씨가 모여 산 동족마을이 있었다. 2003년, 경기도 보호수로 지정된 나무답게 초록의 나뭇잎들이 파란 하늘 위로 여름날의 싱그러움을 한껏 내뿜고 있었다.

천일 연탄공장과 광목·소창·실 등을 제조하던 대한방직이 있었던 수원시 권선구 세류1동은 1789년 수원부의 읍치가 옮겨 오기 전 한적한 마을이었다.

1796년 화성신도시 건설 당시 팔달산 주변 지역이 남부와 북부로 나뉠 때, 남부의 14개 동 가운데 세동·세류천·하류천 등의 지역이 지금의 세류동 지역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1914년 상류천과 세동 지역은 세리로, 하류천 지역은 장지리에 편제 됐으며, 이 때 처음 세류정(細柳町)이란 명칭이 나타난다. 1949년 세류동이 됐으며, 1966년 세류1동과 2동으로 분동됐다.

세류1동의 인구수는 1만1천529명이며 학교는 세류초등학교와 세류중학교 단 두 곳 뿐이다. 수원 남서부에 위치한 도·농 병존지역으로 단독 및 연립주택이 밀집한 주거지역이며, 문화시설이 부족하고 아파트가 없는 동네이다. 전체 3분의 1정도가 자연녹지로 묶여 있다.

 

▲ ⓒ김기수 기자 kks@suwonilbo.kr

2천400세대 대단지 아파트 건립 洞 발전 기대

● 우리동네 자랑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으로 시민정보화· 어린이서예·어린이미술·실버댄스·기공체조·어린이영어 등이 있는데 대부분의 참여자들이 어린이와 노인층이라고 한승환 동장은 말한다. 이는 다소 어려운 층의 주민들이 생업에 바빠 참여율이 낮은 데서 기인한 것이라고 한다.

방학 중에는 청소년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우리 생활 속에서 필요한 실천 예절 및 한복 바르게 입기, 절하기, 다도체험 및 전통다과만들기 등 전통문화 예절에 대한 교육이다.

대규모개발사업으로 주거환경개선사업이 시행되고 있다. 주거환경이 열악한 구(舊) 도심지역의 주거환경 불량지역을 계획적으로 정비해, 주민의 복지증진 및 도시환경 개선을 위함이다.

수원시가 세류1동을 첫 시행지로 지구지정해 추진한다는 한 동장은 낡은 집과 좁은 골목 등이 정비되고 2천400세대의 아파트가 들어서면 역이 가까운 동네로 향후에도 교통이 편리한 살기좋은 동네로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전한다.

이에 발맞춰 인구유입에 따라 세류1동에 학교가 신설돼야 하고, 70여년의 역사를 지닌 세류초등학교도 최신식 건물로 바뀌어야 한다고 손민영 주민자치위원장과 김수만 전 주민자치위원장은 말한다.

한편, 세류1동에서 32년을 살아온 오중세 씨는 인근에 있는 비행장의 고도제한으로 높은 건물을 지을 수 없고, 다소 낙후된 점이 없지 않으나 이웃 간 끈끈한 정이 있는 동네라고 말한다.

“찾아가는 감동서비스 펼친다”

▲ ⓒ김기수 기자 kks@suwonilbo.kr
 <인터뷰> 한승환 동장

―신념은.
 
▲세류1동장 근무기간이 4년 6개월이다. 무엇보다 저소득층을 위한 행정서비스에 중점을 두고 그 분들의 힘든 점을 찾아서 해소하는 데 전력하고 싶다. 독거노인이나 장애인 등 소외계층에게 사랑이 담긴 반찬을 만들어 전달하며, 가정방문을 통한 안부 확인 및 고충상담을 병행실시를 하고 있다. 어려운 이웃을 위한 행사는 지속적으로 행할 것이다.

―현안사항은.

▲주거환경개선사업이 실시되고 있는데 지역 여건에 맞는 개발사업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 이에 따른 보상 문제가 잘 해결되고, 주민 화합과 영세 세입자에 대한 대안 마련이 잘 해결되기를 기대한다.

―담당 통 순찰이란.

▲생활 주변의 각종 시민불편사항에 대해 공무원이 먼저 찾아서 처리하기 위한 직원별 담당통 순찰을 통해 시민의 불편사항 사전 정비로 주민의 삶의 질 향상과 시정에 대한 신뢰도를 제고하고자 함이다. 주 2회 보도순찰하고 있으며, 도로시설물 이용 및 차량소통, 시민 이용 불편사항, 각종 지역 동향 및 주민여론 수렴, 기타 각종 사건사고 발생 동향 등을 살펴 보고 있다.


김순덕 리포터(한국문인협회 수원지부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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