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성체 줄기세포로 난치성 퇴행성 신경질환인 '다계통 위축증'의 진행 속도를 현저히 늦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아주대병원은 신경과 이필휴 교수팀의 성체 줄기세포인 중간엽 줄기세포를 이용한 다계통 위축증 치료 연구결과가 세계 최초로 발표됐다고 9일 밝혔다.

'ClLINICAL PHARMACOLOGY & THERAPEUTICS' 온라인판을 통해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자가유래 다계통 위축증 환자 29명을 대조군과 투여군으로 나눠 치료, 관찰한 결과 두 군간 병의 진행 속도가 큰 차이를 보였다.

중간엽 줄기세포를 투여하지 않은 대조군은 신경학적 결손수치가 1년에 평균 15점이 증가, 증상이 악화된 반면, 투여군은 결손수치의 변화가 없거나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뇌의 기능을 간접 반영하는 뇌대사량도 대조군에서는 현저히 감소했지만 투여군에서는 뇌대사량이 증가한 것도 확인됐다.

연구책임자인 이 교수는 "퇴행성 신경계 질환에서 자가유래 중간엽 줄기세포의 임상치료 효과를 세계 최초로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손상된 신경 기능을 살린 것이 아니고 진행 속도를 크게 늦춘 것이지만 다계통 위축증이 빠르게 진행하는 것에 비하면 의미있는 치료법"이라고 밝혔다.

생명윤리논쟁을 불러온 배아줄기세포 연구와 달리 중간엽 줄기세포는 골수나 뇌세포 등 성장한 신체조직에서 추출한 성체 줄기세포로, 이번 연구에서도 환자 자신의 골수에서 채취된 성체줄기세포가 사용됐다.

파킨슨 증후군의 하나인 다계통 위축증은 행동이 느려지고 심한 기립성 저혈압이나 배뇨장애, 균형감각 장애 등의 증상을 보이며 약물치료가 가능한 파킨슨 증후군과는 달리 약물치료 효과가 없고 발병 후 생존기간이 8∼10년 정도다.

한편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차세대성장동력 사업인 신약개발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이뤄졌으며, 아주대 연구팀은 뇌경색, 파킨슨 증후군 이외에도 뇌출혈을 치료하는 성체 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임상 연구를 파미셀㈜과 공동으로 수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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