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내 9개 외국어고등학교가 처음으로 공동출제해 30일 실시한 내년도 신입생 선발 일반전형 시험문제는 상당수 중학교 교육과정내에서 출제되면서 영어와 국어 등은 다소 쉬웠으나 수학을 기초로 한 학업적성검사 문제는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9개 외고 교사 36명이 참여한 공동출제위원회의 정순권(성남외고 교장) 위원장은 이날 "과거 외고별로 시험문제를 내면서 고교과정 문제가 일부 출제되고 이로 인해 사교육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등 잡음이 많았다"며 "이같은 문제를 해소하고 중학교 교육과정을 정상화하기 위해 올 시험은 철저히 중학교 교육과정내에서 공동출제했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에 따르면 이날 시험가운데 영어 독해문제의 경우 어휘수준은 중학교 교육과정을 벗어나지 않았으나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문장의 길이가 지난해에 비해 많이 길어졌다.

영어 듣기 문제의 경우도 어휘수준은 지난해보다 낮췄으나 지문(주어진 내용의 글) 길이를 늘려 학생들에게 가급적 10초라는 한정된 시간내에 답을 선택하도록 해 난이도를 높였다.

지문은 중학교 교육과정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내에서 선정했다.

언어(국어)의 경우도 지문 등을 중학교 교육과정 범위내에서 출제했으나 언어 영재성이 있는 학생을 선발한다는 취지에서 복합적 사고와 응용력을 요구하는 문제를 많이 출제, 변별력을 크게 높였다.

출제위원회는 수험생들은 여러 단계에 걸쳐 생각을 해야만 한 문제를 풀수 있도록 했다.

수학을 기초로 한 학업적성검사 또는 창의력검사 문제도 중학교 교육을 충실하게 받은 우수 학생이라면 모두 풀 수 있도록 했으나 역시 복합적인 사고를 요구하는 문제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정 위원장은 "수험생들이 영어의 경우 어휘가 쉬워 전체적으로 문제가 쉽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보이며 학업적성검사 문제의 경우 복합적인 사고를 요구하는 문제가 많아 어렵게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시험을 본 수험생들도 대체로 "영어는 쉬웠고 수학은 다소 어려웠다"고 밝혔다.

수원외국어고에 응시한 수원제일중 이모(15) 양은 "속도는 조금 빨랐지만 영어는 쉬웠고 국어도 중학교 교과서 지문이 많이 나와 익숙했다"며 "그러나 수학은 응용문제가 많아 어려웠다"고 말했다.

같은 학교에 지원한 조원중 서모(15)양도 "수학문제를 푸는 데 시간이 모자랐다. 영어 듣기는 기출유형이 많이 나와 그다지 어렵지 않았고 국어도 일부 생소한 문제를 빼고는 중학교 지문이 많아 평이했다"고 설명했다.

특목고 입시 전문학원인 영재사관학원 영통캠퍼스 김윤환(36) 교무실장은 "올해 경기도내 외고 시험의 경우 문제를 처음으로 공동출제하는 등 변화가 많아 지난해와 문제 난이도를 비교 분석하기는 쉽지 않다"며 "학원생들이 등원하면 문제를 파악, 난이도를 검토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올 도내 외고 입시문제는 각 외고 교사들이 영어 독해 및 듣기, 수학, 국어 등 4개 분야별로 9명씩 모두 36명이 참여, 공동출제위원회를 구성한 뒤 학교별 최대 문항수의 3배수로 문제를 출제했으며 중학교 교사 8명이 분야별로 2명씩 각 문제 검토작업을 벌였다.

외고들은 이같이 출제된 문제가운데 일부를 자율적으로 선택, 이날 시험을 실시했으며 전체 공동출제문제는 일반전형 합격자가 발표되는 다음달 3일 이후 도 교육청을 통해 공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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