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규호 전 경기도예총 회장(사진 왼쪽)과 수원사랑장학재단 우봉제 이사장.
“가정형편이 어려워 배우고 싶어도 할 수 없는 학생들이 우리주변에는 아직도 너무 많다. 공부하고 싶어하는 우리 후배들을 위해 써달라.”

전 경기도예총회장 정규호(71) 씨가 사재를 털어 마련한 1억원을 수원사랑장학재단에 기탁했다. 지난해 12월 24일 장학재단을 직접 찾은 정씨는 “얼마되진 않지만 경제여건이 어려우면서도 열심히 노력하는 학생들을 위해 써달라”며 선뜻 1억원을 건넸다.

정씨는 “이제 혼자 장학사업을 하기에 나이도 차고 힘든 점이 많았다”며 “수원사랑장학재단에서 이제 그 몫을 잘 해내고 있어 여기에 기탁하게 됐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경기예총 회장직을 맡았을 때만 해도 기력이 좋고 왕성한 활동을 펼칠 수 있었던 그지만 이제는 힘에 부쳐 그동안 모아둔 1억원을 고스란히 장학재단에 넘긴 것이다. 노후대책으로 쓰라는 주변의 만류에도 기여코 좋은 일에 써야 한다며 고집을 피운 것이란다.

정씨는 지역예술인 육성을 위해 15년전부터 본인의 아호를 따 호림장학회를 만들어 장학사업을 펼쳐왔다. 매년 20여명의 학생에게 장학금 100만원씩을 전달하는 등 지역예술 발전에 이바지해 온 수원 토박이로 유명한 정씨.

예술계는 물론 정재계에 걸쳐 지역사회에 기여해 온 정씨는 수원중, 수원농고를 졸업했으며 수원시의회 4~5대 시의원을 역임했다. 평소 호탕한 성격이지만 경제관념 만큼은 짠돌이 소릴 들어야 했던 그는 이렇게 모은 돈을 헛되게 쓰지 않았다.

로터리클럽 회원으로 30여년 동안 활동하면서 장애인 봉사와 심장병 어린이돕기 성금 모금, 각종 장학사업 등에 앞장서 왔다.

올해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액이 모금운동 시작이래 처음으로 목표액(13억원)을 채우지 못하고 폐종해야 했고, 대한결핵협회 경기지부도 씰 판매를 통한 모금활동이 목표액(8억9천10만원)에 크게 못미치는 7억8천여만원 정도에 그쳤다.

이처럼 장기간의 경기침체와 불황이 불우한 이웃을 돕는 성금모금에도 인색한 현시점에서 1억원 이라는 거금을 내 놓았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런 가운데 전달된 따뜻한 정씨의 온정에 장학재단 우봉제 이사장은 “지역유지들이 앞장서서 거금의 장학기금을 기탁해 주셔서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화답했다. 그는 이어 “수원의 인재 육성을 위해 값있게 활용하겠다”고 굳게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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