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총선이 불과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후보들과 예비후보자의 배우자들도 선거판에 뛰어들고 있다. 드러내지 않고 ‘물밑홍보’에 나선 후보 배우자에서부터 아예 하루종일 ‘그림자 홍보’에 돌입한 배우자도 눈에 띈다. 더러는 친인척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등 장외대결도 볼만해 지고 있다.

[영통구] 온몸으로 뛰어다니며 지원  
 

▲ 영통구 대통합민주신당 김진표 후보가 부인 신중희 씨와 함께 지역내 대형마트에서 채소판매 직원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영통에서 재선을 노리는 통합민주당 김진표 후보는 아침·저녁으로 부인 신중희 씨와 함께 인사 나누기 홍보를 선보이고 있다. 녹색어머니회와 교통안전 캠페인도 벌인다. 출근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은 영통대로를 비롯해 법원사거리 등에서 쑥스러운 표정으로 인사를 건넨다면 다름 아닌 신씨일 것이다. 삼성전자 이병희 회장의 법무비서 출신인 신씨는 옛 동료들을 찾아 삼성전자 정문 앞에서도 명함을 돌리고 있다. 하지만 부끄럼을 타는 성격탓에 명함을 거의 돌리지 못하고 눈웃음만 건네고 있다는 후문이다. 신씨는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 손이 모르게 하라’는 철학의 소유자로 알려졌다.

▲ 영통구 한나라당 박찬숙 후보가 남편 구자용 씨와 함께 교통안전 캠페인을 하고 있다.
공천이 확정되면서 선거전에도 탄력을 받고 있는 한나라당 박찬숙 후보도 그 어느때보다 ‘민심잡기’ 활동에 열중하고 있다. 박 후보의 배우자 한국외국어대 행정학 교수 구자용 씨. 방학기간 동안 영통지역에 살다시피하고 있다. 연구활동과 선거운동 지원을 병행하느라 후보만큼이나 바쁜 나날을 보낸다. 박 후보쪽 관계자는 “구 교수는 일주일에 2~3번 정도 조기축구회 및 거리 선전전을 함께한다”며 “박 후보의 선거활동에 누구보다 적극성을 띄고 있다”고 했다. 구 교수는 연세대 동문들을 비롯해 ROTC(6기) 선·후배들과 돈독한 관계를 앞세워, 홍보효과를 높이고 있다.

[권선구] 팔순 시아버지도 팔 걷었다

권선구 지역은 배우자는 물론 아들, 심지어 시아버지까지 선거 운동에 적극 나서며 ‘가족애’를 과시하고 있다.

신현태 예비후보(한나라당)는 아들이 보좌관 역할로서 아버지의 선거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공천을 위한 여론 조사에서 우위를 자신하고 있는 신 후보는 각종 단체의 공식 행사에 참여해 준비된 국회의원이라는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다.

▲ 권선구 한나라당 정미경 예비후보의 시아버지인 이규은 씨가 지역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정미경 예비후보(한나라당)는 시아버지인 이규은 옹이 며느리의 국회 입성을 위해 팔순에 가까운 나이와 추운 날씨에도 지역구를 순회하면서 지지를 호소해 눈길을 끌고 있다. 대부분 예비후보자의 배우자나 가족이 홍보하고 있는 것과 달리 정 예비후보를 위해 직접 몸으로 뛰고 있는 시아버지에 대해 지역에서도 신선하다는 반응이다. 그런 만큼 다양한 행사 참석 등 선거 일정의 조정과 조율을 위한 보좌 역할로서 참여하고 있다.

이기우 예비후보(통합민주당)의 부인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 후보를 지원하는 ‘그림자’ 활동으로 정평이 나 있다. 지난해 12월 권선구 지역 수원시의원 재선거 때도 전용두 후보와 여성 자원봉사자와 함께 지역을 돌며 선거 운동을 지원한 ‘경력’도 있다.

임수복 예비후보(한나라당)의 부인 김주연 씨도 남편과 동행하며 선거운동을 돕는가 하면, 사무실 업무나 여성자원봉사자와 함께 지역을 순회하는 등 살림을 맡고 있다.

최규진 예비후보 역시 배우자인 홍성란 씨와 동행하며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 때론 최 후보 혼자 지역활동에 나서는 경우도 있지만, 선거사무소 관계자에 따르면 미용사 일을 하고 있는 손종학 예비후보(자유선진당) 부인은 지역 내 미용실 ‘인맥’을 활용해 배우자의 선거운동을 지원하고 있다. 손 예비후보는 “배우자가 미용사협회 권선지부에 가입해 있어, 공천이 확정되면 협회 내 지인들에게 본인의 이름 알리기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장안구] 아침부터 저녁까지 강행군

장안구 지역의 박종희 후보(한나라당)는 대부분의 선거 운동 일정을 혼자 소화하고 있다. 박 후보 측에 따르면 부인 박현주씨도 가끔 일정에 함께 하는 경우도 있지만, ‘각개전투’ 방식으로 지역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 3일 함께 한 영화동 화성 노인정 급식 봉사와 같이 지역 주민을 위한 밀착형 일정이나 봉사와 같은 행사에는 되도록 부부 동반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찬열 후보(통합민주당)는 최근 부인이 건강검진 과정에서 폐질환을 발견해 수술을 받았다. 이 예비후보는 “공천 확정 후 본격적인 선거 운동에 뛰어들 것”이라며 “이번 주에 퇴원하면 함께 선거 운동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하면서 부인이 선거운동에 더 열심히 나설 것 같다는 ‘예상(?)’을 내놓기도 했다.

[팔달구] 직장 휴가내고 선거운동 가세

외부활동을 하지 않기로 소문난 남경필 예비후보의 부인 이지 씨. 역시 바깥 출입을 절제(?)하고 있다. 남 후보쪽 관계자는 “예배활동을 위해 중앙교회를 찾거나 아름아름 알고 지내는 지인들에게 당부하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오는 25일께 정식 후보등록을 마치면 본격적인 활동 지원에 나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2번의 지방선거에서 패배의 쓴맛을 본 자유선진당 고병진 예비후보의 각오만큼 부인 배상례 씨의 각오도 남다르다. 현재 직장일 때문에 선거에 직접적으로 도움을 주고 있지 않지만 정식 후보등록에 맞쳐 휴가를 신청했다.

이밖에 영통구 무소속 최윤호 예비후보와 팔달구 정종호 예비후보의 가족들도 지역주민들을 상대로 명함돌리기에 열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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