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기사 2022년 회원전 ‘매탄주공(4·5단지)아파트’ 홍보포스터.
수기사 2022년 회원전 ‘매탄주공(4·5단지)아파트’ 홍보포스터.

[수원일보=정은경 기자] 수원을 기록하는 사진가회(수기사)의 2022년 회원전이 ‘매탄주공(4·5단지) 아파트’를 주제로 3일부터 16일까지 예술공간 아름에서 열린다.

1985년에 완공된 매탄주공 4·5단지는 영통구 인계로 165(매탄동 897번지) 일원에 자리해 있다. 57개동 2440세대에 이르는 대규모 단지로, 전체 면적이 22만2842㎡에 이른다. 당시 대한주택공사가 지었다해서 ‘주공’이란 이름이 붙었다.

1980년대 동수원 개발때 건설된 이 아파트 단지는 40여년의 세월만큼 오래되고 낡았다. 곧 재건축으로 사라지게 된다. 이에 수기사는 올 한해 매탄주공아파트를 집중 촬영했다. 

이연섭 작가. 매탄주공, 2022
이연섭 작가. 매탄주공, 2022
남기성 작가. 매탄동, 1987
남기성 작가. 매탄동, 1987

이 아파트는 요즘 이주가 한창이다. 영통2구역 주택재건축 단지로 지정, 재건축조합이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내년 초 이주가 마무리되면, 연말까지 모두 철거된다. 이후 지하 2층~지상 35층 아파트 31개동 4,002 세대가 들어선다. 재건축은 2026년 마무리될 예정이다.

매탄주공 4·5단지는 수원 신도시의 상징이었다. 논과 밭, 야산이 있던 매탄동 벌판에 동수원 신도시가 들어서면서 매탄주공은 수원의 랜드마크 역할을 했다. 비슷한 시기에 지어진 다른 주공아파트 대부분은 새 아파트로 재건축됐다. 매탄주공 4·5단지도 몇년후 고층 아파트로 새로운 모습을 보이게 된다. 이곳에 몇십년 거주했던 이들은 아쉬움도 있고, 새 보금자리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

매탄주공 4·5단지는 옛 아파트가 그렇듯 복도식이다. 급수탑도 있고, 지하에 중앙제어실도 있고, 정화조도 있다. 대한주택공사라고 쓰인 단지 안내도는 40여년 세월을 말해주듯 녹물이 흘러 내린다. 미용실, 이발소, 떡방앗간, 부동산, 열쇠집, 피아노교습소, 미술학원 등 상가 간판도 아파트만큼이나 오래됐다. 이 아파트의 자랑은 숲 같은 공원이다. 다양한 수종의 나무들이 수십년 세월을 지나면서 울창한 숲을 만들었다.

김미준 작가. 일상, 2022
김미준 작가. 일상, 2022
올해의 작가 이장욱 개인전 포스터.
올해의 작가 이장욱 개인전 포스터.

이번 전시에선 매탄주공 4·5단지의 낡고 오래된 풍경과 그곳 사람들을 담아 선보이고 있다. 누군가의 40여년 일터였고 삶터였던 흔적과 추억의 기록이다. 주민들의 일상도 있고, 이사가는 날의 모습도 있다. 그곳에서 동고동락해온 주민들도 있다. 드론으로 아파트 전체를 조망한 작품들도 있다.

참여작가는 강현자 김미준 고인재 남기성 박종철 서금석 이연섭 이선주 이병권 이장욱 한정구 홍채원씨 등이다.

2022년 올해의 작가로는 이장욱씨가 선정, ‘경비원, 조씨’라는 제목으로 개인전을 연다. 이 작가는 77세 ‘경비원, 조씨’의 일터이자 쉼터인 아파트 지하공간을 사진에 담았다. 조씨는 희미한 불빛의 지하실에서 밥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쉬기도 한다. 어둡고 습하고 쿰쿰한 공간이지만 안온함을 느끼는 숨터다. 보이는 곳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입주민 편의를 위해 일해 온 경비원들에게도 매탄주공은 아주 특별한 아파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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