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장안구 조원동 유당마을실버타운 내에 있는 빛과소금교회가 좋은 일을 했다. 13일 교회 관계자가 수원시청을 방문, 성금 1570만원을 전달한 것이다.

빛과소금교회는 유당마을 부속 종교시설로 2014년 설립된 이래 입주자들의 치유와 회복을 위한 신앙생활을 돕고 있다. 아울러 사회적 소외자를 향한 사회선교와 봉사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세상에 본을 보이며 함께하는 공동체를 이루겠다며 ‘빛과 소금의 삶을 이루는 교회’를 목회 철학과 비전으로 삼고 있다. 실제로 이 교회는 노숙자를 돕는 제주창성교회와 시리아 난민을 보살피는 레바논 임형익 목사를 지원하고 있다. 예수의 가르침처럼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고 있는 교회다.

수원시는 빛과소금교회가 기부한 성금 1570만원을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지정기탁 형식으로 저소득층 폐지 줍는 노인(기초생활수급자·차상위 계층) 157명에게 10만 원씩 지급할 예정이다.

최근 폐지값이 폭락했다. 노인들이 폐지수집업체로부터 받는 돈은 반 토막이 됐다. 국내외적으로 불황이 계속되고 있는 탓으로 종이 수요가 줄어들었다. 이로 인해 제지 공장에 들어가는 폐지도 크게 줄어들었다. 새벽부터 일어나 힘겹게 리어카를 끌고 거리와 골목길 언덕을 오르내리며 모은 소중한 폐지가 제값을 받지 못하면서 노인들의 시름은 더 깊어지고 있다. 하루 12시간동안 기진맥진할 때까지 폐지를 모아도 1만원짜리 한 장 손에 쥐어보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의 실태조사는 폐지 줍는 노인을 약 1만5000명으로 추산한다. 그러나 전국고물상연합회(전고련)의 추산은 다르다. 현재 전국에서 폐지 줍는 노인은 2013년 170만명에서 현재 180만명 정도라고 한다. 그리고 이들 대부분은 도시 빈곤층 노인이며 이들 가운데 홀몸노인이 절반을 넘는다고 한다. 또 폐지 줍는 노인의 월평균 소득이 10만~30만원 미만이 전체 50%가량을 차지했다. 따라서 노령연금 등 국가보조금이나 자녀의 용돈을 받지 못하면 생계유지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정부는 노인 빈곤해소를 위한 정책을 펼쳐왔지만 이들의 삶은 나아지지 않고 더욱 피폐해지고 있다. 이에 따른 노인들의 생계형 범죄도 증가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절도 피의자는 2019년 1만5086명에서 2020년 1만6496명, 2021년 1만8339명으로 늘고 있다. 생계형 소액 절도 건수도 크게 늘었다. 절도 피해 금액이 10만원 이하인 생계형 소액 절도 건수는 2019년 4만8597건에서 2020년 5만3074건, 2021년 5만4987건으로 증가했다. 딱한 일이다.

정부의 획기적인 노인정책과 함께 사회의 보살핌도 필요하다. 폐지나마 주워 근근이 생계를 이어가는 노인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빛과소금교회의 지원은 도움이 된다. “앞으로도 어려움을 겪는 이웃들에게 희망과 행복을 나눌 방법을 고민하며, 따뜻한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힘을 보태겠다”는 교회 관계자의 말처럼 우리 모두 추위와 배고픔을 겪는 이웃은 없는지 주위를 살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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