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충격이다. 고립 속 고독한 죽음을 맞이하는 '고독사'가 지난해 3400명에 달했다는 사실 때문이다.

그 중 절반 가까이가 ‘5060 남성’이었다는 것은 더욱 충격이다. 여성의 4배 정도라니 '왜' 라는 의문까지 든다.

서울대행복연구센터 등이 원인 분석을 내놓았지만 안타까운 내용 뿐이다. 익숙하지 않은 건강 관리나 가사 노동, 실직·이혼 등이라 해서다. 논리적인 이유도 있다.

“5060 중장년이 직업을 잃고 이혼 등 이유로 가족한테서 떨어져 살면서 사회로부터 급격히 단절되면 일상생활에 타격을 입고 건강이 나빠지면서 고독사 위험군이 된다"라는 것이다.

‘백세시대’ 신체적으로도 건강하고, 사회적으로도 왕성하게 활동할 나이인 보통사람들이 들으면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냐며 폄하하기 충분하지만 통계 현실은 '아니올시다'이니 어쩌겠는가.

고독사는  외로움과는 다른 차원으로 분류된다. 가족 친척 등과 단절된 채 홀로 살면서 경제적 빈곤이 동반되는 죽음이기 때문이다.

대부분 자살·병사 등으로 혼자 임종을 맞고, 일정한 시간이 흐른 뒤에 시신이 발견된다. 법률상 고독사 요건도 가족·친척 등 주변인과 단절돼 혼자 살면서 자살·병사 등으로 숨지고 시간이 지나 시신이 발견되는 경우로 돼있다.

갖춰지지 않은 복지 등 사회안전망 속 죽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갈수록 고독사가 늘어나는 배경엔  1인 가구 증가도 영향을 끼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인 가구는 전체 가구의 33.4%를 차지했다. 전년보다 7.9% 늘었다. 2047년에는 40%에 육박할 전망이다.

이들 1인 가구는 주변과 단절된 채 독립 생활을 꾸려가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주위의 관심에서 벗어나기 쉽고 정부의 관리에서도 소외되는 경우가 많다.

고독사한 사람들이 발견되는 장소도 이런 개연성을 뒷받침한다. 고독사 발생 장소는 단독·다세대 주택과 빌라·아파트 등 일반적인 주택이 72.5%를 차지한다.

나머지 18%정도 또한 고시원을 포함 옥탑방·원룸·오피스텔 등이다. 이곳에선 특히 30대 이하 ‘청년 고독사’가 많이 발견되고 있다.

게다가 대부분 취업을 위한 안내서, 전자기기, 인스턴트 식품들과 함께 발견된다고 하니 슬픔을 더 한다.

사정은 이러한데 사회안전망은 어떠한가. 열악하기 그지 없다.

이번 고독사 수치 통계가 최초 집계며 처음 발표라는 사실만 보아도 짐작이 간다.

물론 고독사를 막기 위한 사회안전망 구축이 전무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2017~2021년 국내 고독사 숫자가 2412명에서 3048명, 2949명, 3279명, 3378명으로 매년 가파르게 늘어나는 것으로 보아 미흡함은 분명하다.

그러는 사이  한 해 전체 사망자 30만~32만명의 1% 수준까지 늘었다.

고독사는 만성화된 고독과 고립이 불러오는 파생현상이다.

때문에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연결고리를 더 촘촘히 구축해야 그나마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

그러면서 경제적 물리적 고립 뿐 아니라 정신적 고립과 우울감도 풀어줘야 한다.

우리나라는 외로움을 느낀다는 고독 호소군이 수백만명을 넘으며 외부로 밝히길 꺼리는 수치까지 합치면 1000만명을 넘는다는 보고도 있어서다.

전체 인구중 약 900만여명이 고독을 느낀다고 알려진 영국은 지난 2018년 '고독부'를 신설했다.

노인들의 고독사가 심각한 일본도 내각내에 고독·고립담당 장관을 두고 있다. 

만성화된 고독은 건강을 해치고 생산성을 저하시킨다. 의료·경제 등에 부담을 주는 사회문제이기도 하다.

이를 해결하려는 두 나라의 노력, 특히 개인이 아닌 국가가 책임지겠다는 정책 시행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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