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는 최근 5년간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고독사 현황 및 특징 ‘2022년 고독사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2017년 2412명, 2018년 2048명, 2019년 2949명, 2020년 3279명, 2021년 3378명이 고독사로 세상을 떠났다. 지난해의 경우 국내 전체 사망자가 31만 7680명이었는데 이 가운데 고독사로 사망한 사람의 비율은 1.1%였다. 다시 말하자면 약 100명 중 1명이 아무도 지켜주는 이 없는 상태에서 쓸쓸한 죽음을 맞은 것이다.

고독사가 가장 많은 지역은 경기도다. 5년 연속 전국 1위라는 불명예를 이어가고 있다. 도내에선 2017년 512명, 2018년 632명, 2019년 650명, 2020년 678명, 2021년 713명 등 5년간 고독사 사망자 수는 3185명에 달했다. 매년 고독사로 세상을 떠나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인구 10만 명당 고독사도 4명에서 지난해 5.3명까지 늘었다. 전국 평균 6.6명보다는 적지만 세종시 3.6명에 비하면 훨씬 많다.

전국적으로도 고독사는 증가추세다. 인구는 계속 감소하는데도 늘었다. 연령별로는 50~60대가 가장 많았다. 매년 52.8~60.1%로써, 과반수이상을 차지했다.

지난 8월 수원시의 다세대주택에서 채무와 주거불안 문제를 안고 있던 세 모녀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은 장기간 지역사회에서 단절된 상태로 살아왔다. 두 달 후 서울 양천구의 임대아파트에서 한 탈북민이 숨진 지 1년 만에 발견됐다. 이들의 죽음은 고독사였다. 아무도 알아채지 못한 채 방치된 상태에서 발견됐다. 세 모녀는 사각지대 발굴 시스템에 의해 대상자로 분류됐지만 행방을 알 수 없어 비대상자로 분류됐다. 탈북민 역시 정부의 시스템에 포착돼 복지 공무원이 5차례나 집을 찾았지만 고독사 징후를 파악하지 못했다고 한다. 시스템이 더 정교해져야 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4월 시행된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고독사 예방법)에 따르면 ‘고독사는 가족, 친척 등 주변사람들과 단절된 채 홀로 사는 사람이, 자살·병사 등으로 혼자 임종을 맞고, 시신이 일정한 시간이 흐른 뒤에 발견되는 죽음’이다.

복지부는 50~60대 중·장년 남성들의 고독사가 많은 원인을 “건강관리와 가사노동에 익숙치 못하고 실직·이혼 등으로 삶의 만족도가 급격히 감소하는 연령대”이기 때문이라고 밝힌다. 또 20~30대의 비중도 약 6.3%~8.4%나 되는데 연령이 어릴수록 자살로 인한 고독사가 많았다고 한다.

지난 1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사회적 고립 및 고독사 예방을 위한 공청회’가 열렸다.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개별 지역마다 통일된 행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지자체 예방 계획은 단기적이라 전국에 공통으로 활용할 중앙정부 차원의 기본 계획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질적인 고독사 예방 기본 계획이 하루빨리 수립되길 바란다. ‘고독사’는 우리 시대에 드리운 암울한 먹구름이다. 반드시 걷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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