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을 맞아 전국 곳곳에서 산불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경남 하동군 화개면 지리산국립공원 구역에서 산불이 일어나 21시간여 만에 진화됐지만 직·간접적 추정 피해 구역이 91㏊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이로 인한 인명사고도 발생했다. 진주시 소속 60대 산불예방진화대원이 등짐펌프를 메고 경사가 심한 현장을 오르다 갑자기 쓰러져 숨진 것이다.

지난 주말 전국에서 발생한 산불은 모두 16건에 달했다. 광주광역시 북구에서는 쓰레기 소각 화재가 산으로 번져 임야를 태웠고, 충북 괴산에서도 주택가 인근 화재가 산으로 번졌다. 서울 도봉산에선 40대 여성이 산에 불을 지른 혐의로 체포됐다.

산불은 먼 지역에서만 발생하는 ‘남의 일’이 아니다. 수원광교산에서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농사쓰레기 소각이나 담배꽁초로 인한 것이 대부분이다. 지난 해 3월 광교산 일대에서 불이나 축구장 16개 면적의 나무를 태우고 진화됐다. 2020년 11월에는 광교산 형제봉 7∼8부 능선 부근에서 화재가 발생, 소방헬기 등 장비와 120여 명의 인력이 동원돼 진화 작업을 펼쳤다. 이 불로 임야 약 100평이 소실됐다. 같은 해 4월에도 광교산 약수암 부근에서 화재가 발생, 산림 약 1500여 평이 소실됐다. 이보다 앞선 2015년 3월엔 광교산 중턱 군 시설인 통신대 부근에서 화재가 발생, 통신 케이블 등이 타고 임야 9000여 평이 소실된 일도 있었다.

따라서 수원시는 산불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감시의 눈길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관내 곳곳에 ‘산불은 한순간, 복구는 한평생’, ‘산불 조심은 산과의 약속입니다’라는 현수막을 걸어두고 시민과 등산객들의 협조를 당부하고 있다.

12일 새벽 수원시청 본관 앞에서 컵라면 36상자와 편지가 발견됐다. “수년 전 광교산에서 발생한 화재 때 수원시 공직자분들의 엄청난 노고를 눈앞에서 목격했다. 매년 봄, 가을 산불 감시를 하는 수원시에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며 산불 감시로 근무하시는 수원시 공직자들을 위해 약소하지만, 간식으로 컵라면을 준비했다는 내용이었다. 자신을 ‘수원 광교 주민’이라고만 밝힌 기부자는 “수원시 산불 감시 담당 공직자들이 잠시 여유가 있을 때 드시고 힘내시라”고 덧붙였다.

봄이라고는 하지만 아침저녁으론 추운기운이 여전하다. 이 컵라면이 산불감시에 여념이 없는 수원시공직자와 산불감시원들의 몸과 마음을 따듯하게 덥혀줄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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