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숙 작품 '제비꽃'
한영숙 작품 '제비꽃'

한영숙 화가의 제비꽃- 작품 1(digital photo& mixed media ) 단상에서

길모퉁이 살짝 숨어 피어난 제비꽃 하나

'내 눈에 꽂힌다. 보라빛 그녀는  그렇게 수줍은 얼굴을 내민다.

나는 슬며시 무언의 눈빛 인사 나누고 그 순간을 지나친다'

한영숙의 심정은 이러하다.

낮게 드리워진 그대 창문아래로 바라보는 수줍은 마음을

어찌 감히 내비치오리오만, 제비꽃 바이올렛 그녀가 스쳐 지나갔다.

허리를 굽혀 당신을 바라보는 무언의 눈빛으로  교감한다.이미 낮은 마음으로

통한다. 교감하지 못한 순간은 부질없는 일이 되고 만다.

찰나의 순간은 좀처럼 읽을 수 없다. 수십억년의 지구역사 아니 우주의 역사도

깨우치지 못한 찰나의 순간도 내 안의 마음으로 들어와야 한다는  강력한 의지로 읽힌다.

한영숙 작품 '내 시간이 필요해'
한영숙 작품 '내 시간이 필요해'

내 시간이 필요해- 작품 2 (canvas on drawing & digital mixed media)에서도

'요즘 부쩍 내 시간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주변 사람과의 관계에서 맺어진 시간 할애 비중에

대한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삶의 공간에 얽힌 지난 시간의 관계성 지속성등

점점 타자의 시선에 대한 배려가 버거워 지는 순간이 빈번해 진다.

이제 가까이서 나를 바라 보자

흐르는 시간위에 내가 서 있슴을 인식하게 된다'

그녀는 자신의 시간- 홀로의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한다.

여기 타자가 개입되어선 안되는 이유이다. 

좀더 가까이서 자신의 존재에 대한 각성- 아! 알 수 없는 세계로의 진출이다.

부쩍, 세속의 세계에서 벗어 나고 싶은 거다.

한영숙 작품 '봄날에 기대어'
한영숙 작품 '봄날에 기대어'

봄날에 기대어- 작품 3(canvas on drawing& digital mixed media)단상에서 

'움켜진 봄 또 한해의 봄이 내게로 다가왔다.

마음 가득 봄을 담아 마음으로 환영한다.

가는 봄을 붙잡을 수도 없지만 이 시간의 나를 즐기련다.

어느 봄날에 나를 잠시 기억하며 사라진 봄 희미한 봄 

그 색의 향연 그 순간만을 간직한다.'

이 작품에서 

김소월의 싯귀절( "산유화- 산에는 꽃 피네 꽃이 피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피네  산에 산에 피는 꽃은 저만치 혼자서 피어있네 " 중에서 )을 연상케 한다.

이 봄의 전령은 진달래를 자신의 세계로 묶어 두고 싶은  마음이다.

내 안의 분홍빛 순진무구가 온세상에 흐드러지게 피었다.

오는 봄, 가는 봄을 담아 벽에 기대어 가까이에 두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제비꽃 진달래꽃처럼 가는 봄 오는 봄을 색색의 향연으로 

화가 한영숙은 순간의 영혼처럼 이 순간을 붙들어 두고 싶은 마음 뿐이다.

 

한영숙 작가는 작가노트(Work Concept)에서 그녀의 경력을 담대하게 말합니다.

'지나온 시간에 담긴 다양한 분야의 경험을 돌아보면, 홍익대학시절 산업디자인을 전공, 졸업후 조경 부분에서 일하며 조경설계 및 발주, 건축물 외장 색채 설계 등을 담당했다. 그렇게 나에게는 늘 새로운 영역이 다가왔다. 사실 미대 졸업자가 설계를 하는 것은 낯선 경험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 분야를 극복했다. 재직시절 T자, 로트링펜, 트레이싱페이퍼 위에 사업승인, 식재설계, 놀이터 및 시설물 설계 등으로 한동안을 보낸 후 건축물 외장 색채 설계 및 환경 조형물 등을 담당하였다. 이것은 어쩌면 환경디자인의 새로운 시작이었다. 내 삶은 늘 새로운 분야의 도전이었다. 작은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설계 도면 위에서 내 눈은 삼각스케일의 숫자 놀이 위에 던져져 있었다. 머릿속에 맴도는 설계도면의 작은 선과 숫자 내역 등에 갈등을 느끼며 퇴사 후 회화 작업에 대한 욕구가 다시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 후 대학원은 회화로 전향하며 또 다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게 된다. 사실 예술은 나에게는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거의 제로 베이스였으나, 지금까지 나는 이 작업을 계속 진행중이다. 나는 작업의 소재 및 테마를 일상의 사물 속에서 찾으며 다시 바라보는 상상을 하게 된다. 주된 테마는 여행, 기억, 관계 시간 속에서 발견하게 되며, 이것은 내 삶 가장 가까이에 있다. 세상의 변화는 아날로그의 삶에 익숙해져 있는 나를 현재의 디지털 세상과의 변화에 적응하며, 이제는 AI까지 점점 빠르게 변화되는 미디어는 나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나의 작업의 범위는 사각의 캔버스 안에 머무르지 않는다. 틀에 박힌 사고를 벗어나 설치, 미디어, 페인팅 등을 자유롭게 즐기게 된다. 따라서 내 작업 환경은 일상, 시간의 관계성 속에서 다시 바라보는 사물의 프레임을 벗어난 조형언어 찾기 일상의 오브제의 활용 움직이는 세상의 미디어 분야에 제약을 두지 않는 발상의 변화를 추구하는 예술놀이를 자유롭게 즐긴다. 크리슈나 무르티 작가의 아는 것으로부터의 자유는 쉽지 않지만 고정관념을 벗어나 나로부터의 자유를 추구하는 것이 나의 예술의 본질적인 지향점인 것이다.'

한영숙 작가가 경기도 분당 지역과 인연이 된 지도 어언 20여년이 되고 있다.

분당 신도시는 초창기에는 불편한 부분도 있었지만, 그 많은 부분이 해소되어 가고 있다. 성남시 환경을 살펴 보면 옛 성남과 분당 판교지역으로 마치 삼색 김밥같은 도시의 조화를 이루고 있다. 정감있는 모란시장과 중앙 공원, 율동공원, 탄천, 남한산성등 성남아트센터와 개성있는 작가들도 많이 포진되어 있다고 한다.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자연과 그리고 자신이 사는  집 가까이에는 탄천이 흐른다. 이제 서울 인구를 추월한 경기도권 도시들은 각각의 지역 특성을 개발하며 성장하고 있다. 그리고 그녀가 사는 분당이야말로 지금의 내 고향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틀에 박힌 화가로서가 아닌 새로운 미디어의 조형적 놀이에 자유로운 이데아의 세계를 펼치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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