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경제협력기구(OECD) 회원국 중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벗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03년부터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를 기록 중이다. 2021년 기준 우리나라의 자살 사망자 수는 1만3352명이다. 같은 해 OECD 연령 표준화 자살률(10만명 당 자살자 수)은 23.6명인데 우리나라는 26.0명이다. 2011년엔 자살률이 31.7명을 기록한 적도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27년까지 자살률을 30% 낮추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14일 제6차 자살예방정책위원회를 한덕수 국무총리는 주재로 개최하고 ‘제5차 자살예방기본계획’(2023~2027)을 확정했다. 기본계획에는 ▲생명안전망 구축 ▲자살위험요인 감소 ▲사후관리 강화 ▲대상자 맞춤형 자살예방 ▲효율적 자살예방 추진기반 강화 등 5대 추진전략, 15대 핵심과제, 92개 세부과제가 들어있다. 20~70대 대상 정신건강검진 주기를 2년(현재는 10년)으로 당기고 검사 질환을 우울증을 포함해 조현병·조울증 등으로 확대한다. 검진 결과 위험군으로 판단되면 정신건강의학과 등으로 연계한다는 방침이다. 진정제·수면제, 번개탄, 농약을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생계 곤란자들을 위해 금융·복지서비스 연계도 강화한다. 정부의 이런 조치가 자살률을 얼마나 낮출 수 있을지 알 수는 없다.

자살의 주된 원인은 우울증·조울증 등 정신질환, 불치병이나 장애 등 신체적 문제, 경제적 곤란, 학업이나 취업과 관련된 과도한 스트레스, 실연이나 이혼, 학교폭력이나 직장 갑질 등이다. 괴로운 현실에서 탈출하고 싶어 하는 그 심정이 오죽하겠는가마는 세상에 남겨진 가족이나 친구, 친척, 동료들에겐 엄청난 충격과 고통을 주게 마련이다.

수원시는 지난 2001년 수원시자살예방센터를 개소, 자살을 고민하는 사람, 자살을 시도해본 사람, 주변인의 자살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위한 상담·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자살로 인해 가족과 사별한 유가족을 위한 정기 자조 모임과 추모 행사·심리 치유 캠프도 운영하고 있다. 수원시 장안구보건소와 수원시자살예방센터가 매년 개최하는 ‘마음에 피는 꽃’이란 행사는 자살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사별을 경험한 유가족을 위로하고, 세상을 떠난 이를 추모하기 위한 것이다.

지난 2015년 4월에 시작됐는데 올해 8회 행사는 지난 15일 권선구 행복한우리동네의원에서 열렸다. 자살자 유가족을 위한 자조모임, 추모와 애도 공간 운영, 추모·애도 프로그램(고인에게 편지쓰기, 애도 관련 동화·그림 전시), 추도식 등으로 진행된 이 행사에서 유가족들은 서로에게 위로를 주고받았다. 장안구보건소 관계자에 따르면 “유족들이 ‘지역사회와 함께 사별한 가족을 기리고 애도해 많은 위로를 받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자살자의 유가족의 자살 충동은 일반인의 80~300배에 이른다는 연구도 있다. 따라서 수원시의 노력은 칭찬 받을 만 한 것이다.

저작권자 © 수원일보 - 특례시 최고의 디지털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