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뉴스를 듣고 있었다.

“명문대 재학생들이 의대 진학을 위해 휴학이나 자퇴를 하고, 이공계 인재들은 의대로만 몰립니다. 학원가엔 초등학생 의대반이 생길 정도로 '의대 광풍'이 심하게 불고 있습니다. '초등 의대반'을 운영하는 서울의 어느 학원 게시판에는 선행학습 내용이 게시되어 있는데 초등학교 5학년생이 푼 복잡한 인수분해부터 함수 개념이 줄줄이 등장하는 고교 1학년 과정입니다.”

의사 연봉이 많아서 의대 진학 희망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의사가 되면 모두 돈을 많이 버는 억대 연봉자가 되는 것일까? 

최근 몇 년간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과정 지원자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 2020년 147명, 2021년 75명, 2022년 57명, 올해는 33명. 의대 진학 희망자가 증가하고 있지만 전국 228개 시, 군, 구 중 58곳은 소아청소년과 진료 의원이 없다.

최근 5세 어린이는 급성 후두염으로 119 구급차를 타고 소아 응급 병상을 갖춘 병원을 찾다가 다섯 번째 연결된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지만 결국 사망했다는 안타까운 뉴스가 있었다.

필자는 최근 손톱 끝이 부서지는 증상이 생겨서 사무실 근처에 있는 피부과를 방문했었다. 진료 접수를 하니 피부관리 전문 의원이어서 손톱 끝에 이상이 생긴 진료는 다른 피부과를 이용하라는 안내를 받았다. 

주변에 병원과 의사는 많아도 어린이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생애 주기별로 필요한 진료를 받는 것은 쉽지 않은 세상이 되었다. 동네 의원의 1차 진료 기능은 점점 사라지고 있고 소위 돈벌이가 되는 진료 행위로 바뀌어 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다. 이제부터 병원에 가지 않으려면 무조건 몸이 아프지 말아야 한다고 다짐해 본다.

오랜만에 지인을 만나 대화를 나누었다.

“어느 날 갑자기 뇌졸중이 와서 119 구급차에 실려 병원 응급실에 가서 수술과 치료를 잘 받았어요.”

“치료를 제대로 하는 병원과 의사를 만나서 다행이네요. 요즘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나요?”

“뇌졸중이 대부분 회복되어서 요즈음 커피는 하루에 3~4잔 정도 마시고 있고 술도 마시고 있어요.”

“물은 하루에 얼마나 마시고 있지요?”

“물 대신 커피를 4~5잔씩 마시고 있어요…”

지인에게 커피는 물이 아닌 액체이고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이 뇌졸중 관리에 도움이 되고 영양소 이동, 노폐물(독소) 배출, 면역 기능 등 대사 활동이 좋아진다는 것을 말해 주었다. 그리고 ‘미네랄메이커’ 워터보틀을 사용하면 마그네슘 미네랄이 많은 알칼리성 미네랄워터를 마실 수 있다고 간단히 소개해 주었다.

그렇지만 귀담아듣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대학병원에서 포기한 난치암 환자들을 오랫동안 연구하고 치료해 오고 있는 원로 의학박사와 나눈 대화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암 치료는 병원의 표준 치료 또는 특화 치료를 받으면서 몸의 자연치유력을 높여주는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이 필요한데 암 환우들은 물 마시는 것에 대해 관심이 없어서 안타까워요...”

의대 진학 열풍으로 초등학생 때부터 학원 과외를 열심히 받고 있는 학생들은 의사가 되어 환자 치료를 많이 하고 돈을 많이 벌게 되길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의사의 고객은 몸이 아픈 환자들이다. 바꾸어 말하면 많은 국민들의 몸이 아파야 의사들의 고객인 환자가 많아지는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니 마음이 불편해진다.

지난달 25일 전남 고흥 우주발사 전망대에 첫 한국형 독자 우주발사체 누리호 발사 장면을 직접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모였는데 어린이들도 많았다. 누리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되는 장면을 보면서 어린이들은 소리를 지르며 박수를 쳤고 발사체가 하늘로 사라지기 전까지 눈을 떼지 않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한국의 위성발사는 어린이들에게 우주에 대한 호기심과 탐구심을 불러일으켜 우주인 또는 과학자의 꿈을 키워주는 계기가 되어 한국 과학기술의 발전에 기여하는 미래 세대들로 성장하는 것이 기대된다. 

글로벌 경제 전쟁의 시대에 대한민국이 꾸준히 발전하고 튼튼한 안보와 국력을 온전하게 유지하기 위해서 뛰어난 과학기술 인재들이 많이 필요하다. 이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의대 진학 열풍을 멈추고 과학기술 인재를 키워야 하는 이유이다.

저작권자 © 수원일보 - 특례시 최고의 디지털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