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원에서 발생한 냉장고 영아시신 사건은 모든 국민을 경악케 했다. 2018년 11월과 2019년 11월, 각각 아이를 출산한 뒤 살해해 집안 냉장고에 유기한 사건이다. 12살 딸과 10살 아들, 8살 딸 등 3명의 자녀가 있는 피의자는 살해 동기를 ‘경제적 빈곤’이라고 밝혔다.

경기도가 경제·심리적 이유 등으로 임신·출산의 위기를 겪고 있는 모든 임산부와, 아이를 갖고 싶어도 임신이 어려운 난임부부를 위한 임신·출산 분야 전략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26일 김동연 경기도지사 주재로 엄마‧아빠(아이원더 124, 아빠하이!), 기업대표, 전문가 등이 참여한 가운데 ‘제1차 (가칭)인구2.0 위원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도는 공공분야의 가족 친화 조직문화 확산을 위해 난임 치료를 위한 부부 동행 휴가를 신설하고, 공공기관 직원의 육아휴직 시 정규직 충원을 위한 별도 정원제와 수시 채용 등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둘째아이 출산과 양육을 지원하기 위한 ‘둘째희망플러스 아이돌보미 서비스’도 시행하기로 했다. 둘째아 이상 출산 가정 가운데 긴급 양육 공백이 발생하면 소득에 상관없이 1인당 30만원 내에서 돌봄서비스 본인부담액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관심을 끈 것은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 사업’ 소득 기준을 7월 1일부터 전면 폐지한다는 것이다. 이는 임신․출산 분야에서 도민 요구가 가장 많았던 부분이다. 현재 정부의 난임 시술비 지원 대상은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중위소득 180% 이하 가구다. 따라서 소득 기준을 폐지한다면 지원 대상이 확대되고 출산율이 높아질 것이 분명하다.

위원회에서는 ‘위기 임산부 핫라인’도 논의됐다. 핫라인은 24시간 전문 상담과 함께 분만, 임시 숙식, 양육 용품 지원과 지자체, 법률, 병원 심리치료 연계 등을 담당하는 방안으로 누구나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김동연 지사는 “작더라도 임신 전 단계부터 임신 기간 중, 출산과 출산 후까지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나하나 해보겠다”고 밝혔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각종 대책을 발표하고 천문학적인 예산을 쏟아 붓고 있는 정부보다,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나하나 해보겠다”는 김 지사의 말에 더 믿음이 간다. 지방소멸에 이어 국가소멸까지 거론될 정도로 심각한 저출산 문제, 가장 시급한 국가적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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