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선구 국립산림과학원 앞 무궁화 꽃길. (사진=수원시 포토뱅크)
권선구 국립산림과학원 앞 무궁화 꽃길. (사진=수원시 포토뱅크)

도로(가로)에 관한 옛 기록은 ‘경국대전’ 공전(工典) 교로(橋路)조에 있다. 도로를 대로, 중로, 소로로 구분하고 너비를 규정했다. 지방도로는 10리마다 소후(小堠, 작은이정표), 30리마다 대후(大堠, 큰이정표)를 세우게 했다. 

1414년 10월 17일(태종 14) "도로의 식수가 멀고 가까운 것이 같지 않아서 무릇 차견(差遣 사람을 보냄)하고, 납공(納貢 공물을 받침)하는데 기한을 미리 정하기가 어려우니 자(尺)로 10리를 재어 소후(小堠)를 설치하고, 30리에 대후(大堠)를 설치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정표는 흙이나 돌무더기를 쌓고 그 위에 안내문을 새긴 표목(標木, 이정표)을 세웠으나, 세월이 지나면서 돌장승을 세우기도 하면서 나무를 심었는데 여름철 휴식처가 되자 길가에 나무를 심는 것이 제도화됐다. 이것이 가로수의 원조라고 할 수 있겠다.

수원에 신읍을 건설하고 화성을 건설하면서 능행차길 주변에 버드나무와 소나무를 심었는데 노송지대는 이렇게 형성됐다.

일제강점기 서울에는 가죽나무를 많이 심었고, 이후에는 플라타너스, 버드나무, 포플러, 은행나무 등을 많이 심었다. 

1950년 한국전쟁 이후 도시개발이 본격적으로 진행됨에 따라 느티나무, 은행나무, 왕벚나무, 이팝나무, 메타세쿼이아, 청단풍, 소나무, 플라타너스, 회화나무, 중국단풍 등을 주로 심었다.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으로 가로수를 심은 것은 1970년대 도시녹화 사업이 전개되면서부터다. 이후 88올림픽을 기점으로 녹화사업은 한층 본격화됐다. 서울은 1990년대를 맞으면서 ‘공원녹지 확충 5개년계획’, ‘생명의 나무 천만그루 심기 운동’을 벌였다.

수원의 경우, 1995년 민선시기를 맞으면서 심재덕 시장이 100만 그루 나무심기 사업을 전개했다. 전 회에서 밝힌 바와 같이 만석공원과 능행차길, 노송지대 주변에 소나무심기 사업을 전개했다. 

창룡대로(남수동) 공모양 은행나무길. (사진=수원시 공원녹지사업소)
창룡대로(남수동) 공모양 은행나무길. (사진=수원시 공원녹지사업소)

수원시는 1999년 12월 29일 ‘시목(市木)’을 은행나무에서 소나무로 바꿨으며 2007년에는 '수원시 가로수 조례'를 제정했다. 2008년과 2019년에는 수원시 가로수 조성 및 관리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그리고 2015년에는 가로수팀을 신설해 가로수를 전담하게 했다.

2016년에는 한국전력 배전선로에 저촉되는 가로수 직영관리협약을 체결해 수원시가 가로수를 관리하고 있다, 2016년에는 수원시 가로수 정원사 봉사단과 가로수 건강검진단을 조직해 가로수를 전문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2021년에는 가로수 돌보미(입양)사업을 추진, 가로수를 인근 주민들이 돌보는 사업을 추진했다. 

구도심 정조로의 사각형 양버즘나무(플라타너스) 테마거리 모습. (사진=수원시 포토뱅크)
구도심 정조로의 사각형 양버즘나무(플라타너스) 테마거리 모습. (사진=수원시 포토뱅크)

2005년부터는 구도심 정조로의 도시경관을 위해 사각형 양버즘나무(플라타너스) 테마거리를 조성해 좋은 평을 받고 있다. 중부대로의 공모양의 은행나무길, 월드컵로의 메타세콰이어길, 수원천 버드나무 테마거리를 조성했다.

2023년부터는 아름다운 가로수길 수원관광 플랫폼 앱(터치수원)을 게시하고 있다.

수원시는 현재 48종, 7만5463그루의 가로수를 451개 노선 397km 구간에 식재해 관리하고 있다. 

수종별로 살펴보면 느티나무 1만7159그루(22.7%), 은행나무 1만2101그루(16%), 왕벚나무 1만1356그루(15%), 이팝나무 1만1130그루(14.7%), 메타세퀘이아 3196그루(4.2%), 청단풍 2081그루(2.8%), 소나무 2593그루(3.4%), 버즘나무 2216그루(2.9%), 기타 가로수가 1만3631그루(18.1%)다.

기타 수종을 살펴보면, 회화나무 2087그루(2.8%), 중국단풍 1758그루(2.3%), 대왕참나무 1406그루(1.9%), 산벗나무 1246그루, 칠엽수 1275(1.7%), 튤립나무 519그루(0.7%), 산딸나무 210그루(0.3%), 무긍화 40그루(0.1%), 기타 5090그루(6.7%)등 48종의  가로수를 심었다.

‘수원생태교통 2013’을 개최한 화서문로 소나무 가로수길 모습. (사진=수원시 포토뱅크)
‘수원생태교통 2013’을 개최한 화서문로 소나무 가로수길 모습. (사진=수원시 포토뱅크)

시목인 소나무는 2593주를 심었는데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장안구 송정로, 경수대로, 만석로 등에 1025주(39.5%), 권선구 권선로, 서부로, 세화로 등에 916주(35.3%), 팔달구 고화로, 화서문로 등에 460주(17.7%), 영통구 광교중앙로, 삼성로, 효원로 등에 192주(7.5%)를 심어서 주로 만석거와 노송지대, 능행차길이 있는 장안구 지역에 많이 심었음을 알 수 있다.

가로수는 아름다운 풍치를 만들어주어 사람을 즐겁게 하고, 더운 여름에는 그늘을 주어 시원하게 하며, 자동차 소음을 줄여주고, 대기오염을 감소시키며, 시계(視界)를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 가로수는 한도시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2020년 통계에 의하면 뉴욕시는 인구 841만명, 가로수 68만9000 그루가 있어 가로수 1그루를 12명이 혜택을 본다고 한다. 서울은 인구 977만명, 가로수 29만5852 그루가 있어 가로수 1그루를 33명이 혜택을 보는 셈이다. 수원은 인구 122만명, 가로수 7만5463 그루가 있어 1그루를 16명이 혜택을 보는 셈이 된다.

1938년 팔달문밖 매교 남쪽의 거리모습. 소나무와 버드나무가 혼재된 모습이다. (사진=수원시)
1938년 팔달문밖 매교 남쪽의 거리모습. 소나무와 버드나무가 혼재된 모습이다. (사진=수원시)

수원은 정조의 효심과 개혁정신으로 조성한 계획도시답게 화성주변에 나무심기에 전력을 다함은 물론 능행길 주변에도 소나무와 버드나무를 심어 노송지대라는 이름을 얻기도 했다. 

아무튼 요즘과 같이 무더위 때는 도시민들에게 서늘한 그늘을 내어준 가로수와 이를 관리하는 분들에게 새삼 고마움을 느낀다. 

저작권자 © 수원일보 - 특례시 최고의 디지털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