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수원재즈페스티벌을 관람한 한 시인은 칼럼을 통해 “공연장을 감싼 숲, 온몸을 휘감는 초가을의 바람과 풀냄새, 그리고 재즈 음악...이 속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고 쓴 바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원재즈페스티벌’이 열린다. 16일 오후 4시 30분부터 9시까지 광교호수공원 ‘재미난밭’(스포츠클라이밍장 앞 잔디광장)에서 열리는 이 음악회는 명실공히 수원을 대표하는 축제 가운데 하나로 정착했다.

지난 2014년 첫 행사 때부터 수원은 물론 인근 용인과 화성, 안양, 의왕, 오산, 서울 등에서 많은 인파가 몰려 큰 인기를 끈 이 음악회는 코로나19로 인해 2년간 중단됐다가 지난해부터 다시 시작됐다. 행사를 주관하는 수원문화재단 관계자는 지난해 첫날 공연에 2만 명, 둘째 날 5만 명이 공연장을 찾았다고 밝혔다. 국내 최정상급 실력파 뮤지션들의 공연은 행사장을 뜨겁게 달궜다. 코로나19로 공연에 갈증을 느꼈던 관객들은 열광했다. 첫날엔 장혜진·정재형을 비롯한 전문 재즈밴드 및 가수들이, 둘째날엔 정재형, 석지민 트리오, SJ×안드레, 플리지(Plzy) 등 실력파 음악인들이 숲속의 콘서트장을 장악했다. 관객들은 잔잔한, 때로는 열정적인 음악과 가을밤의 정취에 한껏 취했다. 수원재즈페스티벌은 이제 지역 대표브랜드 문화행사가 됐다.

대한민국 최고 경관을 자랑하는 광교호수공원 잔디광장에서 소풍 나온 것처럼 즐길 수 있는 야외 재즈페스티벌 공연인 수원재즈페스티벌은 올해도 어김없이 열린다. 공연의 라인업은 최정상 뮤지션들로 구성돼 있다.

수원시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스트릿재즈 빅밴드 바스커션의 공연으로 시작된다고 한다. 이어 재즈피아노계를 대표하는 4명의 테크니션으로 구성된 4 Men’s Piano(포맨즈 피아노)가 솔로 연주를, 대한민국 대표 탭댄스팀 올댓리듬(All That Rhythm)은 탭댄스와 재즈음악이 어우러진 공연을 선보인다. 특히 국내 최고의 재즈 가수 웅산과 웅산밴드, 펑키재즈의 거장인 트롬보니스트 이한진이 이끄는 더 내셔널 빅밴드(The National Big Band)의 공연은 관객들을 무아의 경지에 이르게 할 것이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올해는 수원재즈페스티벌이 하루로 축소돼 진행된다는 것이다. 수원시의 긴축재정 방침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정조대왕 능행차와 함께 수원화성문화제의 하이라이트인 ‘야조(夜操)’도 올해는 볼 수 없다. ‘재정상의 어려움’을 이유로 들어 제일 먼저 문화예술 행사 예산을 삭감하는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문화예술사업을 소모성, 전시성으로 규정해서는 안 된다. 문화예술행사와 축제가 주는 유·무형의 효과는 잘 알려진 바 있다. 수원시는 각종 문화예술사업이 위축되지 않도록 적극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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