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조시인회의'가 펴낸 수원화성 테마시조집 ‘물고을 꽃성’.
'오늘의 시조시인회의'가 펴낸 수원화성 테마시조집 ‘물고을 꽃성’.

[수원일보=이민정 기자] 정조에 의해 ‘화성’으로 명명되고 화성유수부가 된 지 230년을 맞아 '오늘의 시조시인회의(의장 정수자)'가 수원화성을 테마로 한 시조집 ‘물고을 꽃성’을 펴냈다.

정조인문예술재단의 지원으로 발행된 이 책엔 오늘의 시조시인회의 정수자 의장과 한국시조시인협회 이정환 이사장을 비롯, 이지엽, 이승은, 권갑하, 진순분, 오종문, 박복영, 서정화, 송유나, 정옥선 등 회원 136명의 시조가 수록돼 있다.

정수자 의장은 “수원화성은 축성 직후부터 정조를 비롯해 채제공, 정약용, 박윤묵, 홍석주 등 당대 최고 문인들의 시를 듬뿍 받았다. 근대에 와서도 여러 문인이 시와 소설로 수원의 삶과 꿈을 화성과 함께 그렸다”고 밝혔다. “‘물고을 꽃성’은 그런 예술적 전통을 오늘에 되살리는 즐거운 일로써 한국 전통시의 정수인 시조와 조선성곽의 꽃인 수원화성의 만남. 예술적 융합을 기리며 오늘 다시 새롭게 즐겁게 꽃을 달아 본다”고 덧붙였다.

화성을 끼고 걷다 귀를 가만 모아서면/흰옷들 울력 같은 먼 이명이 뜨겁다/으랏차 바위를 떠내고 귀맞추던 함성들이/실려 온 돌과 돌이 살피를 꼬옥 맞출 때/소름찬 살갗들도 새 식구로 들여잡고/두고 온 저녁연기처럼 새록새록 저몄거니/축성 따라 안과 밖을 들고 난 사람들도/떠온 돌들처럼 새 터 안고 비볐으리/바람이 바람을 고여 생의 무늬를 가르듯  -정수자 ‘바람이 바람을 고이듯’

 

내 성에 드는 것은 무엇이든 거두어라/이삼이 최망아지 품삯을 기억하라/활자에 먹을 찍어 글자로 성을 짓다/서장대 고주(高柱) 4개 지름이 1척6촌/투시도를 읽어내고 거중기를 도설 (圖說)하라/첩첩이 오늘을 쌓아 내일을 복원하다 -정희경 ‘화성성역의궤’ 전문

 

한동민 수원화성박물관장은 수록된 시조들을 읽은 후 “인인화락과 여민동락의 꿈으로 136개 작품을 낳았으니 수원화성은 ‘물고을 꽃성’에 흠뻑 취하리라. 그렇게 빛나리라”라는 소감을 책 뒤에 남겼다. 문학의 전당 펴냄, 178쪽, 비매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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