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사람’ 정재환 박사가 펴낸 ‘우리말 비타민’
‘수원사람’ 정재환 박사가 펴낸 ‘우리말 비타민’

[수원일보=이민정기자] “저 행궁동으로 이사 온 수원사람입니다. 아들도 수원에 살고요”

몇 년 전 수원 행궁동 호프집에서 만난 자리에서 정재환 박사는 자신을 이렇게 소개했다. 그리고 요즘 방송 일보다는 한글운동에 집중하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리고 며칠 전 ‘우리말 비타민’(종이와 나무 펴냄, 280쪽, 1만8천원)이란 책을 한동민 화성박물관장으로부터 전해 받았다.

이 책은 우리말을 잘 구사하기 위해 꼭 필요한 우리말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평소에 헷갈리는 표현이나 맞춤법을 예시를 통해 쉽게 설명했고, 저자의 경험을 살려 재미있게 접근했다.

▲말하기 비법 ▲톡톡 우리말 ▲기묘한 우리말 ▲헷갈리는 맞춤법 ▲맞춤법 정복을 위한 띄어쓰기와 사이시옷 ▲門化光 트윈데믹, 아리아리! 등 6장으로 구성된 이 책을 통해 저자는 “당신이 쓰는 말이 당신이 누구인가를 말해 준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지나친 외래어 표기문제, 비속하고 저속적인 언어사용, 지나친 맞춤법 파괴 등 우리말이 심각한 위험에 처해 있다고 우려한다.

‘내용이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말을 쉽게 하는 것이 좋다. 혼잣말을 할 거면 뭔 말을 하든 맘대로 지껄여도 상관없지만, 대화와 소통이 목적이라면 자신의 눈높이가 아닌 상대의 눈높이에 맞추는 것이 좋다.’- p.28

‘필요한 말은 해야겠지만, 꼭 무슨 말을 하려고 1년 365일 애를 쓸 필요는 없다. 나이가 들면 입을 닫고 지갑을 열라고 하듯이 상대의 말을 잘 듣는 것만으로도 떠드는 것 이상으로 잘 소통할 수 있고 좋은 인상을 줄 수 있고 좋은 관계를 만들 수 있다. 말을 해서 내 생각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고, 상대의 말을 듣고 내 생각을 전달할 수 있는 길도 있는 것이다. 웅변은 은이고 침묵은 금이다!’- p.51

‘한국인의 정신 활동은 한국어와 한글로 이루어진다. 훈민정음이 창제된 것은 15세기지만, 한글을 제대로 쓰기 시작한 것은 1945년 해방 후로 불과 70여 년밖에 되지 않는다. 이처럼 짧은 시간에 대한민국이 정치·경제·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 거둔 눈부신 성취는 반만 년에 이르는 학문 전통과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발휘한 배우기 쉽고 쓰기 쉬운 문자 한글 덕분이다.- p.276

정재환 박사.
정재환 박사.

“운명적으로 한글 사랑에 빠졌다”는 정재환 박사는 1979년 개그맨으로 방송에 데뷔, 방송사회자로 이름을 날리기도 했다. 40세 때인 2000년 성균관대 사학과에 입학해 석사·박사 학위를 취득, 2013년부터 모교 강단에서 후학을 양성해왔다. 동시에 한글역사를 공부해 한글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는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말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국어운동의 5가지 목적을 언급했다. “깨끗하게·쉽게·바르게 쓰기, 풍부하게·너르게 하기 등이 그것인데 이 중에서 ‘너르게 한다’는 넓고 크다는 뜻으로 한국어·한글의 세계화의 연관 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글 전도사’란 별명이 붙은 그는 한글날을 국경일로 재지정하는 일에 앞장서기도 했다. 한글문화연대 창립멤버이자 공동 대표로써 국민청원 등 각계 목소리를 모아 정부에 꾸준히 건의 한 결과 2013년 5대 국경일 중 하나로 재지정 됐다.

저서로는 ‘한글의 시대를 열다’(경인문화사), ‘나는 오십에 영어를 시작했다’(보누스), ‘나라말이 사라진 날’(생각정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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