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향동 주민들이 손바닥정원 조성 작업을 마친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매향사모)
매향동 주민들이 손바닥정원 조성 작업을 마친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매향사모)
손바닥 정원을 조성중인 모습. 주민참여로 손바닥 정원이 완성됐다. (사진=매향사모)
손바닥 정원을 조성중인 모습. 주민참여로 손바닥 정원이 완성됐다. (사진=매향사모)

[수원일보=김충영 기자] 수원시 팔달구 매향동이 확 바뀌고 있다.

이는  마을을 변화시키기 위해 주민 스스로가 뭉친 결과가 눈에 띄게 깨끗하고 아름다운 동네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향동이 이렇게 바뀌기까지에는 주민들의 자발적인 모임인 ‘매향동을 사랑하는 모임’(매향사모, 회장 송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수원화성 안에는 9개의 법정동(장안, 신풍, 팔달, 남창, 북수, 영동, 남수, 매향, 구천동)이 있고 이들 법정동은 팔달동, 남향동, 신안동 3개 행정동으로 편제됐다. 2007년 8월 6일 3개 행정동이 또다시 행궁동으로 통합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행궁동의 9개 법정동은 마을개념의 공동체라 할 수 있다.

9개 법정동 중 공동체 활동이 활발하지 않은 마을이 매향동이었다. 그냥 놔둬도 살기 좋은 마을이라는 자부심이 주민들에게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2020년대가 되면서 매향동 주민들은 위기의식을 느꼈다. 

2013년 ‘수원생태교통 2013’이 법정동 신풍동과 장안동에서 개최되면서 전국적으로 주목을 받는 마을이 됐기 때문이다.

그곳으로 관광객들이 몰려들자 외부 사람들의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이에 따라 이제는 수원화성과 더불어 관광명소가 됐고 집값도 매향동의 2배 정도가 됐다. 

매향동 주민들은 이제는 마을이 바뀌지 않으면 안 되며, 마을이 변화하기 위해서는 주민 스스로가 뭉쳐야 한다는 위기감을 갖게 됐다.

지난해 11월 2일 매향사모 첫모임. 매향동 방방카페에서 10여명이 모여 첫 모임을 갖고 있다. (사진=김충영 기자)
지난해 11월 2일 매향사모 첫모임. 매향동 방방카페에서 10여명이 모여 첫 모임을 갖고 있다. (사진=김충영 기자)

지난해 11월 드디어 매향동 주민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을 원로인 송종 선생이 중심이 되어 주민들의 바람을 모으기 시작했다. 뜻을 함께 한 몇몇 매향동 주민들과 함께 ‘스스로를 도와야 한다’ ‘울어야 젖 준다’ 라며 주민들을 설득하고 나섰다.

첫 모임에 10여명이 참여했고 ‘매향동을 사랑하는 모임’이 결성됐다. 몇 차례 모임을 통해 20여명이 모임에 참여했고 연말에 매향사모 송종 회장이 주도하는 주민화합 송년모임도 가졌다.

2023년 1월 3일에는 마을에 소재한 화청갈비에서 주민들에게 떡국을 제공하는 신년 행사로 새해를 시작했다. 매향사모 회원은 30여명으로 증가했다. 월례 모임을 매월 셋째 주 목요일 저녁 7시에 매향동 방방카페에서 갖기로 했다.

수원도시재단에서 진행하는 ‘마을 가꾸기 사업’에 ‘꽃씨은행 사업’을 응모, 선정돼 마을 만들기 첫 번째 사업이 시작됐다.

꽃씨은행 사업은 매향동 골목에 꽃을 가꾸는 사업이다. 가을에 꽃씨를 수확해 내년에 또다시 꽃씨를 파종하고, 남는 꽃씨는 수원의 각 마을에 나누어 준다. 

수원도시재단의 보조금은 매향사모 회원들을 하나로 묶어 마을 변화를 도모하는 촉매제가 됐고 주민들과 소통하는 가교역할을 했다.

매향동 마을가꾸기 사업 활동 모습. 매향동 골목길을 정비하고 있다.(사진=김충영 기자)
매향동 마을가꾸기 사업 활동 모습. 매향동 골목길을 정비하고 있다.(사진=김충영 기자)

매향사모는 월례모임 외에 첫째, 셋째 주 일요일 아침 8시에 모여 마을 청소 및 잡초제거, 화단 가꾸기 사업을 전개함으로써 마을 환경을 개선하고 있다. 필요할 때마다 번개모임을 통해 화분교체, 담장보수, 페인트칠 등도 마다하지 않았다. 회원 중에는 80세가 넘으신 분도 두 분이 계시는데 열성적으로 참여, 노년 삶의 모범이 되고 있다.

지난 6월 15일에는 매향사모 회원 3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화합 행사를 열었다. 마을에 있는 방방카페 안마당에서 회원들이 손수 만든 음식들을 차려놓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친목을 다지고 마을 발전에 앞장서자는 다짐을 하기도 했다.

손바닥정원 조성 전 모습. (사진=송 종 매향사모 회장)
손바닥정원 조성 전 모습. (사진=송 종 매향사모 회장)
지난 10월 25일~27일 조성한 매향동 입구 손바닥정원. (사진=송 종 매향사모 회장)
지난 10월 25일~27일 조성한 매향동 입구 손바닥정원. (사진=송 종 매향사모 회장)

급기야 지난 5월에는 수원시에서 주관하는 ‘손바닥 정원’ 사업에 응모,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매향동의 손바닥정원사업이 준비단계를 걸쳐 실질적으로 시작된 것은 9월부터였는데 그 변화는 매우 컸다. 스티로폼 박스나 고무함지박 화분 등으로 초라하게 만들어진 골목 화단들이 번듯한 화단석으로 단장, 아담하고 예쁜 손바닥정원으로 탄생했다. 

변화된 매향동 골목길 모습. (사진=김충영기자)
변화된 매향동 골목길 모습. (사진=김충영기자)

마을 골목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한결 깨끗하고 정감있고 쾌적해졌다. 주민들이 환호했다. 주민들이 너도 나도 우리 골목에도 그런 정원을 만들어 달라고 한다.

수원도시재단의 마을만들기 보조금이 매향동의 마을환경을 변화시키는 마중물 역할을 했다. 

그동안 마을 변화에 대해 무관심 또는 냉소적이었던 주민들도 이제는 “마을이 많이 깨끗해졌다, 예뻐졌다”고 좋아하면서 협조하고 주민들 간 소통도 점차 원활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매향동이 많이 변했다는 소문이 여기저기서 들리고 타지에서도 견학도 오게 되면서 주민들의 자존감도 크게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마을의 변화를 겪으면서 그동안 묵묵히 마을을 위해 열성적으로 봉사를 해왔던 매향사모 회원들도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

회원들은 “내년에는 어떤 사업으로 더 좋은 마을을 만들 수 있을 것인가” 머리를 맞대고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다.

‘서두르지 않고 길게 크게 간다’는 다짐처럼 매향동의 변화는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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