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 같은 수원KT위즈의 여정은 ‘정규리그 2위’, ‘한국시리즈 준우승’으로 끝이 났다. KT위즈는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LG 트윈스와의 5차전에서 2-6으로 져 우승컵을 차지하지 못했다. KT위즈는 1차전에서 승리했지만 이후 내리 4번을 패해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그쳤다.

LG의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은 1994년 이후 무려 29년만이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향한 갈증이 심했던 만큼 기쁨은 컸다. 우승이 확정되자 환호와 울음을 동시에 터트리는 LG팬들의 모습에 KT팬들조차 가슴이 뭉클해졌다고 한다.

KT위즈를 응원해온 수원시민들과 함께 LG트윈스의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그리고 비록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그야말로 ‘마법 같은’ 한해를 보낸 KT위즈 선수단에게도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KT위즈는 올 시즌 초반 악몽 같은 시간을 보냈다. 선수들의 줄 이은 부상 때문이었다. 투수인 주권과 김민수, 소형준이 출장을 못했다. 타자인 박병호와 황재균, 배정대, 김민혁, 강백호 등 주축선수들도 연이어 부상을 당하거나 슬럼프에 빠져 전력에 공백이 생기는 바람에 9연패와 6연패라는 치욕도 당했다. 2021년 우승, 2022년 4위라는 성적을 거뒀던 터라 올해도 가을야구는 문제없을 것이라고 믿었지만 성적은 꼴찌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6월이 시작되면서 KT위즈의 ‘마법’이 시작됐다. 최하위에서 반등에 성공, 정규시즌을 2위로 마쳤다. 이강철 감독은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부상이 많았지만 비어있는 자리에 온 선수들이 ‘팀 KT’답게 열심히 해줘서, 여기까지 왔다”고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러면서 내년에도 ‘팀 KT’다운 경기를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이 감독은 “우리가 마지막에 졌지만, 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렇다. KT위즈는 지지 않았다. 정규시즌 꼴찌에서 2위까지 올라온 것이나,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에서 NC 다이노스에 2연패를 당한 뒤 내리 3연승을 거둬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것은 박수를 받을 만한 위대한 승리의 여정인 것이다.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는 못해 아쉽긴 하지만 슬프지는 않다. 이재준 수원시장도 “1군 합류 뒤 처음 4년 동안 최하위권을 맴돌 때도, 7시즌 만에 통합 우승을 이뤘을 때도, 그리고 아쉬운 2위로 시즌을 마감한 오늘도, 우리 마법사들은 변함없는 수원의 자랑이요 자부심”이라고 말했다. 아마 모든 KT위즈 팬들도 같은 마음일 것이다. KT위즈가 있어서 올 한해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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