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경북 문경의 한 육가공 공장 화재 현장에서 소방 구조대원 2명이 목숨을 잃었다. 문경소방서 119구조구급센터 소속 박수훈(35)·김수광(27) 대원은 화재 현장에 출동해 내부 인명수색에 나섰다가 고립돼 동료 대원들이 서둘러 구조에 나섰지만 안타깝게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관들의 순직사고는 해마다 되풀이되고 있다. 업무 중 생긴 장애와 질병으로 업무수행이 불가능해진 공상자도 엄청나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20년까지 10년간 화재 진압 현장이나 구조현장에서 순직한 소방관은 모두 49명이었으며 공상자도 1004명에 달한다.

이에 소방관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기 위해 문재인 정부 때인 2017∼2021년 국가직으로 전환하고 대규모 증원이 이뤄졌지만 윤석열 정부 들어서면서 국가공무원 정원을 감축하는 기조에 따라 소방공무원 증가 폭은 크게 줄었다. 인력 부족 문제는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다.

소방관 순직·공상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국민들 사에에서는 임금을 대폭 인상하고 복지를 향상시키는 등 소방관 처우를 개선하고 인력을 증원시켜야 한다는 여론이 높게 일지만 현장 시스템은 크게 개선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소방관들은 지금도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현장에 뛰어들고 있다.

뿐만 아니다. 화재로 가족을 잃은 화재피해 가정과 함께 장애인 가정도 돕고 있다. 경기도 소방공무원과 의용소방대원들은 ‘따뜻한 동행 경기119’라는 운동을 펼치고 있다. 대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모은 기금으로 형편이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다. 이 운동을 통해 지난 1년 남짓 약 2억9000여 만원의 기금을 모았다. 참여대원들은 지난 2022년 12월부터 하루에 119원을 적립하고 업무성과로 받은 포상금을 기부하는 등 이웃사랑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이 소식을 들은 도내 기업체와 단체도 동참하고 있다고 한다.

수원일보 12일자 ‘경기소방, 화재피해·장애인 15가구에 사랑 나눔 실천’ 기사는 그동안 총 4차례 걸쳐 48가구를 선정해 1억4000여 만원을 지원했다고 전한다. 그 가운데는 올해 초 화재로 한순간에 가족을 잃은데다 자신도 연기를 흡입,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A씨도 있다. 그는 살던 아파트까지 모두 불에 타면서 복구비용과 병원비용을 마련할 여력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던 차에 ‘따뜻한 동행 경기119’의 도움을 받게 됐다.

고맙고 또 고마운 일이다. 많은 시민들이 ‘따뜻한 동행 경기119’에 동참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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