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까지 꼭 40일 남았다. 수원을 비롯한 지역별 출마자 대진표도 속속 결정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여론조사가 홍수처럼 넘쳐나고 있다. 지지율이 생명인 후보들로선 여간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니다. 유권자들도 마찬가지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 지지후보의 당락을 예측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서다. 

그러다보니 심리를 교묘히 이용한 ‘신뢰 상실’ 여론조사도 판을 친다. 유권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여론조사의 경우 더욱 심하다. 같은 시기 동시에 실시한 각 조사기관의 지지율이 천차만별인 경우가 허다해서다. 각 선거캠프는 이런 여론조사 결과를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해 유권자들을 헷갈리게 한다. 한쪽은 이미 승기를 잡았다는 해석이고, 또 다른 쪽은 여론조사 수치에서 역전의 흐름을 강조하며 지지층 결집에 활용한다.

이처럼 양적 팽창만큼 질적 개선이 이뤄졌는지는 의문인 것이 요즘의 여론조사 결과다. 따라서 여전히 ‘못 믿을 여론조사’란 꼬리표도 붙어 다닌다. 실제 최근 수원병 지역 여·야후보의 여론조사를 보면 더 적나라하다. 이곳 단수공천을 받은 더불어민주당의 김영진후보와 국민의힘 방문규 후보와의 최근 양자 대결 여론조사에서 조사기관에 땨라 상반된 결과를 내놔서다. 

지난달 29일 발표된 여론조사꽃의 가상대결에서 김영진 후보가 36.1%, 방문규 후보가 21.4%를 차지, 김 후보가 14.7%p의 격차를 보이며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얼마전 KIR-㈜코리아정보리서치에선 방문규 후보가 51.8%로 김영진 후보를 9.0%p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선관위 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불과 20여일 사이 반대의 결과가 발표된 것이다. 유권자들은 헷갈릴 수밖에 없다. 조사 방법을 보면 더욱 그렇다. 전자는 504명을 대상으로 한 응답률은 12.6%, 후자는 503명 대상 응답률은 무선전화 6.5%와 유선전화 0.6%로, 전체 응답률은 2.2%였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여론조사는 22대 총선 전체판을 보면 빙산의 일각이다. 여론조사가 도입된 1987년 대선부터 각종 선거 때마다 40년 가까이 빚어지는 현상이다. 이러다보니 ‘못 믿을 여론조사’란 소리를 듣는 것은 여전하다. 

여론조사에는 이밖에도 이상한 점이 많다. 보편적으로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특정 여론조사의 결과가 조사를 의뢰한 쪽의 의중을 완벽하게 반영하고 있는 기현상이다. 흔히 보수진영의 여론조사는 보수성향의 후보가, 진보진영의 여론조사엔 진보성향의 후보가 유리한 결과가 나온다. 심지어 경쟁지역에선 특정 후보를 배제하고 입맛에 맞는 후보끼리 가상대결을 벌이는 여론조사도 횡행한다. 그래서인지 “여론조사는 OEM(주문자생산방식)”이라는 비아냥섞인 지적도 여전히 건재한다. 

22대 총선이 다가오면서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여론조사가 쏟아지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후보마다 여론조사의 예측에 따라 희비의 등락 폭도 커지고 있다. 여론조사는 통계학이 빚어낸 과학적 산물인 것만은 틀림없다. 하지만 통계에 숨어있는 불편한 진실의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선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특히 여론조사의 지지율을 판단의 기준으로 삼는 유권자들은 더욱 그렇다.

저작권자 © 수원일보 - 특례시 최고의 디지털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