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이면 우리나라 국민 5명 가운데 1명(20.6%)이 65세 이상인 고령자가 된다고 한다. ‘초고령 사회’로 진입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노인들이 살기 좋은 환경은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 노인들이 살기 힘든 세상에서 늘어나는 것은 노인 자살률이다. 우리나라는 OECD 가입국 중 노인 자살률이 압도적으로 높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노인 수는 매년 3000명을 웃돈다. K무비와 드라마, K팝, K푸드 등 K문화를 자랑하는 대한민국의 숨기고 싶은 이면(裏面)이다.

고도성장과 급속한 산업화·현대화 등의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노인들에게는 삶의 의욕 대신 고독감과 우울증 등이 불청객처럼 침범한다. 사회적 역할 축소·상실, 다가오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 신체기능 저하, 경제력 감소, 인지능력과 감정조절능력이 저하되고, 판단력이 둔해지는 등 다양하면서도 복합적인 문제가 노인들을 죽음으로 내몬다.

지난해 행정안전부 통계를 보면 경기도 내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약 212만 명이었고 2022년 노인 자살률은 10만 명 당 47.1명이었다. 같은 해 우리나라 10만 명 당 자살률이 39.9명인 것과 비교하면 경기도 노인 자살률이 월등히 높다. 인정하기 싫지만 경기도가 노인이 더욱 살기 힘든 지역이라는 말이다.

전문가들은 노인자살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대화라고 한다. 식사는 했는지, 아픈 곳은 없는지 등 사소한 대화일지라도 고립감을 느끼는 노인들은 부정적인 감정과 생각에서 벗어나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경기도가 ‘경기도 노인마음돌봄 전담 조직(TF)’을 구성했다. TF는 경기도가 학계와 현장 전문가가 참여하는 민관합동 전담 조직으로써 노인의 사회적 고립과 우울·자살·고독사 대응을 위한 정책과제를 발굴한다.

TF는 앞으로 경기도 정책의 개선점을 찾아내고 경기도형 노인마음 통합돌봄 모델을 수립하기로 했다. TF 관계자는 이와 함께 은둔·고립 노인을 찾아내 심리상담과 정신건강 서비스, 복지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연계할 수 있는 방안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마음돌봄 복지에 집중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고립감과 우울증에 지친 노인들이 스스로 생을 마감하고 있다. TF가 노인의 우울·고독사에 대한 현장 중심형 과제 발굴에 적극 나서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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