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부동산컨설팅회사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가 발간한 '2023년 4분기 리테일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명동 상가 공실률이 크게 낮아지고 있다고 한다. 명동 상가는 그동안 코로나19 여파로 공실율이 50%를 넘었다. 그러나 코로나19팬데믹이 종식되고 외국인 관광객들이 돌아오면서 명동 상권은 북적이고 있다. 대규모 글로벌 브랜드들이 속속 명동 상가에 들어오고 명동의 공실률은 1년 전보다 33.0%p 감소한 9.4%로 낮아졌다. 다행스런 일이다.

그러나 수원 팔달문 로터리 인근 상권은 아직도 꽁꽁 얼어붙은 한겨울이다. 팔달문 로터리 인근 상가는 1990년대까지만 해도 밤낮없이 사람들이 북적북적했던 ‘경기 3대 상권’이자 수원의 중심상권이었다. 팔달문 중앙극장 앞은 만남의 중심지였고 인근 음식점이나 술집 등 가게는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하지만 이제는 활기를 잃은 지 오래됐다. 인근 팔달문 시장이나 북쪽 화성행궁 일대는 장을 보려는 사람이나 관광객들로 붐비지만 이곳은 점포 다섯 곳 가운데 한곳이 비어있을 정도로 한산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이 지역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20.0%였다.(전국 평균 13.5%, 경기도 평균 10.6%) 2022년에 17.0%보다 3%포인트 상승했다. 그만큼 더 침체됐다는 얘기다. 이 지역 소규모 상가의 공실률 역시 높다. 지난해 19.2%였는데 이는 경기 지역 평균 공실률인 6.7%보다 약 3배나 높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팔달문 로터리 상권의 쇠락 원인으로 코로나19 이후 유동인구 감소와 높은 임대료 부담, 대형쇼핑센터 입점, 온라인쇼핑의 성장 등을 꼽고 있다. 여기에 더해 상권의 이동도 주요 원인이라고 밝힌다. 수원의 상권은 팔달문에서 장안문으로, 시청 뒤와 수원역, 영통, 행궁동 등으로 살아있는 생물처럼 이동해왔다. 이 과정에서 팔달문 인근 전통시장을 제외한 일반 상권은 위축됐다. 지역 상권을 살리기 위해선 혁신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이곳은 수원 화성의 4대문 중 남쪽 정문인 팔달문이 있고 수원천을 중심으로 역사 깊은 전통시장들이 있다. 대부분의 시내·시외버스가 이곳에서 멈춘다. 소비자와 관광객들이 방문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음에도 쇠퇴일로를 걷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원도심 살리기 차원에서 수원시와 경기도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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