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상공회의소 차기 회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던 우봉제 회장이 재출마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새로운 변수로 등장했다. 우 회장이 회장 후보로 나선다면 한 달 새 불출마 선언을 번복하는 셈이 돼 지역 상공인들의 비난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수원상의 의원 후보자 등록을 마감한 결과 정원(50명)에 미달한 46명(일반의원 43명, 특별의원 3명)이 등록하면서 사실상 등록자 모두 무투표 당선이 확정됐다. 따라서 오는 17일 임시 의원총회를 열어 이들 46명 가운데 회장을 선출하게 된다.

현재까지 차기회장 후보군으로 드러난 인사는 출사표를 던진 (주)밀코오토월드 양창수 회장뿐이다.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던 SKC 최신원 회장도 불출마를 선언했으며, 제19대 부회장인 5선의 (주)씨와이뮤텍 조용이 회장은 출마의사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14선의 김성근(삼광빌딩 대표) 회장은 아예 의원등록을 하지 않았다.

따라서 그동안 수원상의 상임의원으로 활동하며 실무와 폭넓은 대외관계를 형성한 양 회장이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하지만, 우봉제 회장 재출마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차기회장 선거의 구도도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지난 1월 말 본지와 전화통화를 통해 "후배 상공인들을 위해 더는 회장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우 회장이 최근 유보적인 입장으로 돌아선 것이다.

지난달 13일 제19대 의원결산총회에서부터 우 회장 재추대의 움직임이 감지됐다. 한 번 더 연임해야 한다는 측근들의 말에 "의원들의 결정에 따를 것"이라는 애매모호한 입장을 취하면서 재출마 가능성을 열어 놓은 셈이다.

특히 의원 후보 등록에서도 우 회장은 당초 법인대표만 의원 후보로 등록해 놓았다가 우 회장 본인으로 변경 등록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재출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우 회장이 입장을 급선회한 이유에 대해 우 회장과 측근들이 극도로 말을 아끼는 가운데 대기업 간부 추대가 무위로 끝나자 이런 결정을 내린 것 아니냐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애초 SKC 최신원 회장을 수원상의 차기회장으로 추대하려다 내부 반발에 막혀 실패하자 이런 무리수를 두려한다는 주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 회원은 "85세 고령의 우 회장이 굳이 비난을 감수하며 다시 나올 이유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우 회장이 자신의 뒤를 이을 적임자를 적극적으로 물색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불출마 선언을 한 우 회장이 회장 적임자를 물색하고 다닌 정황이 포착되면서 선거개입 의혹마저 불거져 나오고 있다. 우 회장 본인이 안된다면 차선으로 소위 자기사람을 세우겠다는 심산으로 비쳐지는 대목이다. 때문에 수원지역 상공업계에선 우 회장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이미 양 회장이 출사표를 던진 상황에서 우 회장이 불출마선언을 번복하고 재출마한다면 수원상의 회장선거의 최대 변수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다만, 신규 의원이 전체의 24%인 11개 업체에 달해 이들의 표심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이다. 또 (주)농우바이오 고희선 회장도 조심스럽게 출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만큼 수원상의 사상 첫 경선을 통한 회장이 탄생할지도 관심거리다.

수원상의 관계자는 "수원상의가 지역사회에서 이렇게 주목을 받은 적이 없었다"면서 "이번 선거를 토대로 수원상의가 새로 도약하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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