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 천천초등학교 '봄 운동회'가 열리고 있는 28일 오전 교문에서 한 시민 단체 회원이 '우리 아이들에게 중금속 오염된 인조잔디 운동장에서 뛰어놀게 할 순 없잖아요'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인조잔디의 유해성을 주장하고 있다.ⓒ 추상철 기자 gag1112@suwonilbo.kr
천천초등학교 학부모들과 수원시민연대 및 정자천천지구 아파트 입주자대표협회 등 각 단체들이 교내 인조잔디 전면교체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28일 오전 8시부터 운동회가 열린 천천초등학교 앞에서 인조잔디의 유해성을 지적하며 시위를 벌였다.

 학부모들은 지난해 천천초에 설치된 인조잔디파일 유해성에 대해 유해물질시험연구지정기관인 ‘한국화학시험연구원’은 납이 4천400mg/kg이 검출됐다는 조사결과를 근거로 제시했다.

이는 안전기준치 90mg/kg를 49배나 초과한 수치로, 납과 같은 중금속은 만성중독을 일으켜 두통, 시력감퇴, 빈혈 등 가벼운 증세부터 시작해 신장과 면역체계 신경조직 등에 심각한 손상을 일으키며 차후 암도 유발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에따라 수원시민연대를 비롯한 각단체 및 학부모들은 인조잔디를 신속히 철거해 흙 운동장으로 복원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자천천지구 아파트입주자대표협회 김용신 회장은 “천천초등학교와 수원교육청이 인조잔디 안전기준이 없어 대책마련이 불가하다는 변명만 하는 동안 아이들이 납덩어리에 중독돼 가고 있다”며 천천초와 교육청이 해결에 나설 때까지 지속적으로 인조잔디 반대 운동을 벌일 뜻을 밝혔다.

이날 운동회에 참여한 학부모들도 인조잔디가 아이들 건강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우려하는 반응을 보였다.
 
천천초 운동회를 참관하던 5학년 학생 학부모인 조(42)모씨는 “인조잔디 운동장 조성 전 공문을 보내는 등 학부모의 의견을 물었어야 했는데 학교 측에서 그런 조치가 전혀 없었다”며 “지금도 운동장에서 화학약품 냄새가 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40)모씨는 “아이들 체육복을 세탁할 때마다 인조잔디 파일에 들어 있는 고무분말 알갱이들이 나온다”며 걱정했다. 또한 김(37)모 씨는 “아이들에게 유해하다면 설치한지 얼마 안 됐어도 인조잔디를 다시 뜯고 아이들 건강에 해가 없는 운동장으로 조성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천천초 학교장은 학부모와 단체들의 인조잔디 전면 교체 요구에 대해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며 즉답을 회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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