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역내 일부 초등학생들이 성인조직폭력집단을 모방한 '폭력 서클 연합회'를 결성, 조폭 못지않은 대범한 범행을 저질러 충격을 주고 있다. 이들은 또래 친구로부터 금품을 빼앗거나 강제로 도둑질을 시키는 등 범행수위를 높이고 있다.

수원시 팔달구 A 초교와 이 학교 학생 등에 따르면 5학년 K(11)군은 지난달 12일께 학교 인근 편의점에서 문화상품권을 훔치다 종업원에게 적발됐다.

겁에 질린 K군은 "6학년 H(12) 군 등의 집단폭행에 못이겨 어쩔 수 없이 훔쳤다"며 "학교의 무서운 형들이 때리면서 강요해서 저지른 일"이라고 선처를 호소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한 이 종업원은 학교 측에 이 사실을 알렸다.

학교 측은 사건의 진상조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도 가해 학생에게 '주의'를 주는 수준에서 마무리했다. 학생주임 교사는 "인터넷 '게임 머니'로 쓰려고 문화상품권을 훔쳐오라고 시켰다고 K 군이 주장하지만, 이 말만으론 가해학생을 처벌하기는 어렵다"며 "폭력건도 단순히 친구끼리 싸움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학교 학생들을 상대로 탐문 취재 한 결과 H군 일행은 폭력서클을 흉내낸 가칭 '오성파' 일원으로 확인됐다. 오성파는 A초교 인근 B, C 초교 5개 초교의 소위 '짱'들이 모여 결성한 모임으로, 각 학교마다 5명의 2진을 별도로 둘 정도로 규모가 큰 조직이다.

특히 이들은 가입 때 일명 '신고식'도 치르고, 일정 회비를 거둔다고 한다. 또 행동강령을 정해 구성원들이 따르도록 하는 등 성인폭력조직의 형태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 또 일부 학교는 여학생도 연합모임에 가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A초교 '짱'으로 통하는 정모(12) 군은 "주변의 중, 고등학교 선배들에게 정기적으로 방문해 인사를 하고 있다"고 말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학교 측은 "학교에 폭력 서클은 없다"고 단정할 뿐 사태 파악을 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수원교육청 관계자는 "사건에 대해 정확한 진상파악에 나서 관련 학생에 대한 처벌을 고려하겠다"며 "미성숙한 초등학생의 학교 폭력의 경우 사후 재발 방지가 중요한만큼 학교 측이 가해, 피해 학생에게 최대한 관심을 가지도록 지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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