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해일 사건이후 당시에는 그 원인에 대해 여러 가지 가설이 있었다.
사건의 동영상을 본 기상학자들간에도 의견이 분분하여, 해안이나 해저의 사태로 인한 너울이 원인이거나 또는 저탁류(低濁流)가 원인인 경우, 혹은 인재(人災)로서 해안 방파제로 인해 생겨난 공진(共振)이 원인이라든지 많은 가설이 있었다. 그 어떤 것이든, 기상에 대한 또 해저지형에 관한 국내 연구와 자료의 부족으로 섣불리 결론 내려지는 것은 없었고, 최근의 연구 결과로 ‘일회성 이상파고(shallow freak wave)’로 인한 현상일수 있다고 결론 지었다.

일회성 이상파고 또는 일회성 이상 고파라고 불리는 현상은 기상현상이라기보다는 물리적인 현상으로서 연구되며, 아직은 세계적으로 연구단계에 있기 때문에 그 발생 메카니즘에 대해 확실한 답변을 얻기는 힘들다. 즉, 보령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서 어떠한 원인으로 인해 생긴 파장이 파급되어 보령의 해안에 집중현상을 일으킨후, 파도로 인한 수심의 급변현상까지 가세해 얕은 해변에서의 일회성 이상 파고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어찌 되었건 간에 두사건 모두 인간이 예측할수 없었던 천재(天災)였다.

요즈음은 그보다도 더 급격한 이상 재해들을 많이 접하게 된다.

최근 ‘물폭탄’이라든지, ‘게릴라성 호우’ 아니면 ‘마른장마’와 같이 20년전만해도 어디서든 들을수 없었던 이상 기후와 관련된 용어들도 생겨났다.
기상예보도 마찬가지이다. 여름만 되면 어느 지역에서 소나기가 내릴것이라든지 맑을 것이라는 예보들은 이미 없어진지 오래이다. 지금은 전국 곳곳에서 게릴라성 호우가 있을수 있다는 예보로 대신해 들을수 있다. 올해는 어김없이 여름마다 찾아오던 긴 장마도 없이 여름이 그냥 지나가게 되었다.
그만큼 기상청이 정확히 예측할수 있는 기상의 한계가 생겼다는 뜻이다.
인간의 연산속도보다도 더 빠르다는 슈퍼 컴퓨터를 도입하고, 기상용 인공위성을 우주로 쏘아 올릴 정도의 과학이 발달했는데도, 현실은 눈앞의 자연 변화에 대한 예측은 커녕 그 원인 해명조차도 힘들 정도이다.

무엇이 문제인 것인가?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기상방재시스템을 갖추었다는 미국조차도 ‘카트리나’나 ‘리타’와 같은 허리케인 앞에서 무력해질 수밖에 없었던 원인은 무엇일까?
현재까지 과학자들과 기상학자들의 연구와 이론을 보면, ‘온실가스로 인한 스트레스의 축적’이다.
산업혁명 이래 대기에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급격히 증가하였고, 이산화탄소는 온실효과의 주범이 되어 온실가스가 증가되면서 지구에 스트레스가 증가되고, 그것으로 인해 엄청난 기상이후가 되어 나타난다는 것이다.
2001년도 보고서에 따르면, 20세기에 지구 평균 기온은 0.6℃ 올랐다고 한다. 1990년대는 인류가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더운 기간으로 분류되었다.
지금도 더욱 빠른 속도로 지구의 온난화가 이루어 지고 있고, 이로 인해 세계 곳곳에서는 피할수 없는 재해가 급작스럽게 일어나고 있는 중이다. 더구나 동아시아 지역의 기온상승은 세계평군기온보다 높게 치솟고 있어, 최근의 자연재해들이 동아시아 지역에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미얀마의 ‘사이클론’이나 중국 스촨성의 대지진등이 그런 것이며, 이제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이러한 현실이 영화 ‘해운대’를 통해 더 실감나게 나에게 다가온 것이다.

영화에서 나온 ‘메가 쓰나미’는 시나리오 작가의 상상속의 기상이변이 아니다.
늦가을 풍경속에서나 볼수 있었던 코스모스가 이제는 7월 한여름에 그 꽃을 활짝 피우는 현상은, 이미 우리보다 자연의 힘없는 생물들이 인간보다 이상기후에 더 정확히 적응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이다.
인간은 강하다. 또한 약하기도 하다.
우리 인간이 지구위에 나타난 기간인 300만년은 45억년이라는 지구의 나이와 비교하면 정말 작은 점에 불과한 짧은 시간이다. 그리고 그중 몇백년에 불과하는 세월동안 지구의 생태계와 기후에 끼친 영향은 어마어마한 것이었다.
인간은 자연에 대해 무심하고 불손했다. 그러한 인간에게 이제 자연은 소리없는 경고를 넘어, 그 거대한 힘을 통해 인류가 저질러온 일에 대해 되돌려 주고 있다.

이제 우리가 해야할 일은 무엇인가?
아니, 할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만물의 영장이라며 자연을 지배하던 인간이, 자연의 거대한 힘앞에서 자연의 분노를 막을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어 그것을 막는 일만이 우리에게 숙제로 남아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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