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에 11년째 끌고 다니던 마티즈를 폐차하게 됐다. 가능한 승용차 사용을 자제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위하여 노력해 왔지만 막상 ‘자가용 없는 생활’을 선택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았고 고민도 많았다. 하지만 과감하게 ‘자가용을 끊기’로 결심을 하였고 실행에 옮겼다. 자가용을 끊어 봄으로서 남자들이 술과 담배를 끊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절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아주 특별한 의미부여를 하지 않고서는 자가용 없는 생활을 감내하기가 정말 쉽지 않았다. 스스로를 격려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자가용 없이 생활하는 것이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인가를’ 찾아보려 노력하였는데 그래서 찾은 이유는 생각보다 많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즐거움도 쏠쏠하다.

다들 너무나 잘 아는 이유로 자가용을 운행하지 않으면 환경을 지키고 경제를 살린다는 것이다. ① 가장 눈에 보이는 직접적인 효과는 에너지를 절약한다는 것이고 ② 유해가스의 배출량을 줄일 수 있고 ③ 교통정체를 줄임으로서도 다른 차의 에너지도 절약하고 유해가스 배출량을 줄일 수 있고  ④ 넓게 보면  교통수요가 감소함으로서 도로건설에 드는 자원과 돈이 절약된다.

도로건설을 덜 하게 되면 남는 예산으로 사회복지예산이나 교육예산을 늘릴 수 있다. 즉 나의 경제적 이익 뿐 아니라 국가와 사회의 경제적 환경적 이익이 되는 실천인 것이다. 대기오염의 가장 큰 주범이 공장굴뚝이 아닌 자동차 배기가스라는 것은 이제 다 잘 알려진 사실이라 더이상 언급하지 않겠다. 가계에서 자가용을 구입하고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이 줄어들면 집안의 살림도 훨씬 여유 있어져서 교육이나 문화생활을 하기가 훨씬 수월해진다. 나도 아낀 돈으로  그동안 하고 싶었던 여러 가지 일들을 할 수 있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건강도 지킬 수 있다. 차가 없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자연히 걷는 일이 많아진다. 차를 가지고 다니게 되면 참 못된 습관이 드는데 가까운 거리도 차를 이용하게 되고 가능한 목적지 코앞에 주차하여 조금이라도 덜 걸으려 하게 된다. 차가 없으면 가까운 거리는 걷게 되고 버스정류장까지 어쩔 수 없이 걷게 됨으로 따로 운동할 시간을 못 내더라도 자연스럽게 운동이 돼서 건강을 지킬 수 있다.

또한 이웃과 만남의 기회가 넓어지고 자연을 접할 기회도 많아진다. 예전에는 주차장에서 '씽' 하니 차를 타고 나가면 이웃의 얼굴 볼 기회도 거의 없었고 단지의 나무들 단풍드는 구경할 시간도 없었다. 이제는 버스정류장까지 걸어가면서 이웃들과 인사도 나누고 잠깐씩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며 이웃 간의 정도 깊어지고 동네의 크고 작은 일들도 더 소상히 알게 되었다. 또한 나뭇잎이 물드는 것도 구경하고 길가에 핀 꽃도 돌아볼 수 있고 하늘도 한번 쳐다보게 되어 생활이 훨씬 여유로워 진다.
 
가장 좋은 점은 자기를 돌아 볼 시간이 많아져 생활의 여유가 생긴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버스에 앉아있는 시간이 참 아까웠고 길거리에서 시간을 낭비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버스가 배차간격을 지키지 않거나 노선이 이리저리 돌면 참 짜증이 나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버스 타는 시간이 내게 없어서는 안 되는 참 소중한 시간이 됐다. 차를 운전하고 다니면 운전하는 동안 다른 일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버스를 타고 다니면서 전화도 자유롭게 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생활을 정리하고 자신을 돌아보고 이런 저런 생각도 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생겼다. 출근을 하면서는 그날 할 일들을 정리하니 오히려 일의 효율성이 더 생긴다. 주차하는 데 드는 시간과 노력도 절약돼서 크게 불편하지 않다. 아주 바쁠 때는 택시를 이용하는 데 자가용 끌고 다니는 것보다 오히려 빠를 때도 많다.    

이건 시의원으로서 특수한 경우인데 버스 타는 시민들의 불편함을 몸소 체험하게 되어 대중교통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의정활동에 아주 큰 도움이 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대중교통을 담당하고 있는 공무원들도 대중교통을 자주 이용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두들 잘 아는 내용이고 새로울 것이 하나도 없다. 실천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저는 환경을 지키기 위하여 불편을 참고 자그만 일이라도 행동에 옮기는 사람이 진정한 애국자라고 생각한다. 시민 여러분 당장 자가용을 끊기가 어렵다면 줄이는 것이라도 시작해 보기 바란다. 나의 아주 작은 실천이 지구를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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