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위원장 양성우)는 ‘1월의 읽을 만한 책’으로 분야별 도서 10종을 선정했다.

먼저 우리 음식 110여 종을 노래한 백석의 시 60편을 통해 당대 지식인의 삶과 음식 문화를 조명한 ‘백석의 맛’(소래섭/프로네시스)이 추천됐다.

또 국왕의 일거수일투족이 모두 기록돼 조선 정치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승정원일기, 소통의 정치를 논하다’(박홍갑 외/산처럼)와 우연한 사건을 계기로 현대 사회에서 가족의 의미를 진지하게 사색하는 소설 ‘너는 모른다’(정이현/문학동네)가 선정됐다.

시점에서 가족과 주변 사람들 간의 관계가 발전해 나가는 과정을 아이의 시점으로 표현한  ‘동네 사진관의 비밀’(정혜경 글․그림/느림보)등도 1월의 읽을 만한 도서로 발표됐다.

• 백석의 맛
소래섭/스로네시스

백석의 시에 등장하는 음식의 종류는 110여 종에 이른다. 그의 고향 음식이나 경성 혹은 일본 유학 시절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식을 시의 소재로 삼는다. 시의 멋과 음식의 맛을 백석은 놀라울 만큼 하나로 잘 버무렸다. 국문학자인 저자는 현대적인 감각에서 백석의 시 100여 편 가운데 음식이 나오는 시 60편을 입체적으로 분석했다. 당대 문화 속에서 음식의 의미가 변질되는 원인을 깊이 통찰한 후, 잊혀져가는 우리 고유의 전통을 되살리려 한다.
-추천자 : 이한우(조선일보 기자)

 

• 승정원일기, 소통의 정치를 논하다
박홍갑/산처럼
주인이라는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대통령이 그 전날 누구를 만났는지 모두 알 수 있을까? 비서실에서 공개하는 일부만을 알 수 있을 뿐이다. 조선은 왕조국가임에도 불구하고 달랐다. 임금이 누구를 만났는지는 물론 무슨 대화를 나누었는지도 모두 기록됐고 공개됐다. 승정원일기는 하늘을 대신하는 정치는 당당하므로 숨길 이유가 없다는 철학의 산물이다. ‘조선왕조실록’보다 5배나 방대하며 자유롭게 열람이 가능했다. 이 책은 ‘승정원일기’의 방대한 내용을 체계적으로, 인상 깊게 취합해서 전하고 있다. 국왕의 하루일과를 비롯해서 과거에 급제한 관리들이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는 모습이나 각 관청의 이야기, 소에 대한 정책까지 조선의 관심사를 흥미롭게 그렸다. 한 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의 전모라고 할 만하다.
-추천자 : 이덕일(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소장)

 

• 너는 모른다
정이현/문학동네
‘달콤한 나의 도시’의 정이현 작가의 두 번째 장편소설이다. ‘너는 모른다’는 그녀의 전작들과는 다른 선상에 놓여 있는 작품이다. 별 문제가 없어 보이는 듯 한 가족 구성원들이 제각각 삶의 베일을 한 장씩 벗으며 소설은 진행된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야기가 진행돼 갈수록 가족들이 맺고 있는 황폐한 관계 속의 상실감과 상처들을 독자들은 점차 알게 되지만 당사자들은 서로를 더 모르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전부 다 타인이었으면 좋겠다’라는 실토처럼 소설 속의 가족 구성원들은 기존 소설들의 유대감을 넘어 고독한 개별자로서의 얼룩진 삶과 마주친다. 미스터리 형식의 이 소설이 찾아가는 것은 한강변에 떠오른 시체의 주인공이 누군지가 아닌 현대의 삶 속에서 가족의 의미가 무엇인가를 찾는 소설이다.
-추천자 : 신경숙(작가)

 

 

• 동네 사진관의 비밀
정혜경 글·그림/느림보
이 그림책은 주인공 여자 아이인 지유가 주변 인물들 간의 인연을 발견하면서 세상과 세상 사람에 대해 친근감을 느끼는 과정을 담았다. 아이의 인간관계 망의 확대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성정 과정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필름을 표상해서 디자인한 제목 글씨나 줄에 걸어 말리고 있는 사진 그림이 담긴 면지, 과거 사진 속 인물과 현재 인물이 입은 옷의 공통 무늬 등의 세부 묘사는 감상의 즐거움을 제공한다.
-추천자 : 서정숙/이금이(그림책 평론가/아동문학가)

보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홈페이지(http://www.kpec.or.kr)의 웹진을 통해서도 볼 수 있다.

한편, 위원회는 독서 문화의 저변 확대와 양서권장을 위해 좋은책선정위원회를 구성하고 매달 문학, 역사, 아동 등을 비롯한 10개 분야에서 ‘이달의 읽을 만한 책’을 선정한다.

또 청소년의 건전한 인격 형성과 지적 성장을 위해 분기마다 좋은 책을 엄선해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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