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헌 수원시의회 의장은 전국 기초의회 가운데 유일하게 비례대표(한나라당) 출신으로 전 후반기 4년 내내 의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그만큼 수원 지역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인물이다.  최근 자전 수상록 출판 기념회를 가진 홍 의장은  본사와 가진 신년 대담에서 시장 출마설에 대해 "힘이 닿는 데까지 지역을 위해 봉사는 하겠으나 출마 의사는 없다"고 밝혔다. 또 수원·화성·오산의 행정구역 통합을 ‘복원’으로 이름을 붙이며 명품 도시로서의 비전을 제시했다.  

▲ 홍기헌 수원시의회 의장은 본지와의 신년 대담에서 남은 6개월 간 임기 동안 ‘유종지미’를 거두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 추상철 기자 gag1112@suwonilbo.kr
새해를 맞아 수원시민들에게 인사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 국내외 경기침체와 신종플루 확산, 4대강 사업과 세종시 논란 등으로 그 어느해보다 다사다난했던 지난 한 해를 보내고 경인년 새해를 맞이했습니다.

올해는 60년에 찾아온다는 백호(白虎)해로, 백호는 영적이며 행운과 복을 가져다주는 동물로 인식돼 오고 있습니다.

비록 어려운 경제현실이지만 110만 시민 여러분 모두 올 한해 복 많이 받으시고 원하시는 모든 일이 꼭 이뤄지시길 기원드립니다.

아울러 제8대 수원시의회는 남은 임기 동안 시민들로부터 신뢰받는 의회, 시민과 함께하는 의회를 만들어 가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난 2009년 한 해 동안 의정활동의 성과와 아쉬웠던 점은 무엇입니까

- 지난 한 해는 제8대 시의회에 있어서 바쁜 해였습니다. 36명의 의원 모두가 당리당략과 지역 간 이해관계 등을 떠나 시민의 삶의 질 향상과 지역발전을 위해 모든 역량을 발휘했습니다.

먼저 100일간의 회기일정 동안 집행부가 추진하고 있는 시책 등 시정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지적하고 올바른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18명의 의원이 시정 질문을 벌였습니다.

또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청소대행업체 관리소홀 등 371건의 행정에 대해 시정조치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전통시장 특화구역 지정 등 62건의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집행부에서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 가운데 불요불급한 예산 31억원을 삭감하는 등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 역할에도 최선을 다했습니다.

특히 2회에 걸친 의원연수, 전문가 초빙교육, 의원연구단체 활동 등을 통해 의원의 전문성이 크게 향상됐으며 이는 곧 제7대 의회에서 3건에 불과했던 의원발의가 제8대 의회에서는 54건으로 크게 증가하는 등 입법 활동이 매우 두드러졌습니다.

“행정구역 ‘통합’이 아니라 ‘복원’”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시의회 차원에서 수원·화성·오산시 행정구역통합 건의안, 수원화성 성역화사업 촉구 건의안 등을 채택해 이를 정부 관계부서에 전달했으나 아직 그 결실이 맺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장래를 보면 ‘통합’이 아니라 ‘복원’이라고 봐야 합니다. 즉, 수원· 화성·오산은 역사적 지리적 한 뿌리로 통합이 아니라 복원돼야 합니다.

화성·오산이 미온적인 상황이고, 주민들 의사와는 다르게 방향이 가고 있는 게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통합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시의회 활동을 돌아보면 특별위원회를 통해 성과물, 이슈를 많이 만들었는데 이에 대한 평가는 어떻게 내리시는지요

- 지역 내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의회 내에 비행장특위, 광교산특위, 수원화성관광특위 등 3개 특위를 구성해 왕성한 활동을 벌였으며 나름대로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할 수 있습니다.

먼저 비행장특위의 경우 비행장으로 인한 재산권·건강권·학습권 피해실태 파악을 위해 서울대학교 환경소음진동센터에 용역을 의뢰한 결과, 비행장으로 인한 피해액이 2조2000억원에 달한다는 결과를 처음으로 얻었습니다.

또한 소음피해 주민소송 관련 행정지원을 통해 지난 7월 서울중앙지법 민사14부로부터 480억원 배상판결을 받아내는 등 비행장특위의 왕성한 활동으로 인해 지역과 중앙정치권, 국방부 등 정부부처에서도 비행장 문제에 관심을 갖게 하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광교산특위는 광교산에 방치된 폐송전탑 철거, 등산로 정비와 주차장 등 편익시설을 확충했습니다. 특히, 영동고속도로 개설로 단절된 생태통로와 등산로 복원에 대한 시민 공감대를 형성시키는 데 기여했습니다.

수원화성관광특위 역시 화성행궁과 팔달산 연결 모노레일 설치, 신풍동 일대 옛길 문화거리 조성, 북수동 성당과 성곽을 잇는 관광벨트 조성, 세계전통문화 축제개최 등을 수원관광산업 활성화 방안으로 발굴했습니다.

시의회 차원에서 수원화성 성역화사업 촉구 건의문도 채택해 문화체육관광부 등 중앙부처에 전달했습니다.

연구단체도 많이 생겨서 활동이나 제안을 많이 했는데요

- 의회 내에 수원환경정책포럼, 도시경관개선 연구단체, 녹색구매연구단체, 도시농업 활성화 포럼 등 4개 연구단체를 구성해 연구하고 공부하는 의회분위기를 조성했습니다.

이는 곧 의원의 전문성 향상과 입법 활동 등으로 결실을 거뒀습니다.

의원들이 연구도 하고 공부도 하지만, 지역 주민들을 위한 현안 사업이 뭔지 지역 사업 모니터제를 통해 주민들의 불편 사항이라든가 필요한 것이 무엇이 있는지 살폈습니다.

'공부(연구)하지 않으면 의원 생활할 수 없겠구나' 하는 인식도 확산됐습니다. 그러면서 경쟁적으로 연구 활동뿐만 아니라 의원들 개개인의 실력, 전문성, 수준이 높아졌습니다.

앞에서 행정구역 통합을 잠시 언급하셨는데, 특히 주민투표로 통합을 결정하자는 의견이 많은데 수원시의회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 수원·화성·오산은 전국의 어느 지역보다 역사·문화·지리·정서적으로 매우 밀접한 생활문화권을 갖고 있으며 고대부터 현재까지 한 뿌리로 이어져 온 도시입니다.

따라서 세 도시가 행정구역 통합이라는 뜻을 같이 한다면 21세기 글로벌 정보화 시대의 급격한 행정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며, 경제·교육·문화적으로도 시너지 효과를 높여 경쟁력을 갖춘 도시가 될 것이라 믿습니다.

이에 전국 최초로 수원시의회에서 행정구역통합 건의문을 채택해 행안부 등에 제출 했으나, 화성·오산시의회의 반대로 현재로는 통합여부가 불투명한 실정입니다.

따라서 해당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한 주민투표로 통합여부를 묻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 생각합니다.

동탄·병점 등 현지 여론은 90%가 찬성으로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주민투표를 실시하면 통합이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통합이 된다면 수원화성, 삼성전자, 서해안을 접하고 있는 등 여러 가지 장점으로 세계적인 명품도시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8대 시의회 임기가 반년 정도 남았는데, 남은 기간 의정을 어떻게 이끌어 갈 계획입니까

- 올해 6월 말이면 제8대 수원시의회의 임기가 종료됩니다. 유종지미(有終之美), 즉 ‘한번 시작한 일을 끝까지 잘해 끝맺음이 좋아야 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따라서 36명의 시의원 모두가 초심을 잊지 않고 지역 주민과의 약속한 각종 공약을 이행하고, 집행부와는 견제와 협조라는 큰 틀 아래서 침체된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한편, 수원천 복개사업 등 각종 대규모 사업 등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동안 한 것 잘 점검해서, 올해에는 지방선거 때문에 바쁠 것으로 보이지만 9대 시의회에 입성하기 위해서라도 의정 활동을 잘 마무리하려고 열심히 노력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만큼 노력하고 공부했으니 결과가 좋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최근 자전 수상록을 펴내셨는데, 특별히 책을 출간하신 이유와 애착이 가는 부분은 무엇인지요

- 지금까지 수원 사람으로 수원에서 살아온 70 평생이 무의미하지 않고 뭔가 흔적을 남기고자 자전 수상록 출판 기념회를 갖게 됐습니다.

또, ‘젊은 늙은이가 되기보다는 늙은 젊은이가 돼 남은 인생을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살아가기 위함’에도 그 뜻이 있습니다.

대부분 선거를 앞두고 출판 기념회를 열면 정치적 출사표를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혹시 의장님도 새롭게 계획을 갖고 계신지요

- 사실 선거를 앞두고 있어서 (출판 기념회를) 망설인 게 사실입니다. 그동안 신문에 기고한 것을 보니 책 한 권 분량 정도였는데 이를 수상록으로 출판하니까 오해를 받은 부분도 있습니다.

자전 수상록은 출판하게 된 것은 70 넘게 살면서 졸작이지만 흔적을 남기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출판 기념회는 내년 지방선거와는 별개입니다. 내 분수를 지켜야 하지 않겠습니까? 출마보다는 은빛희망협회, 실버희망협회(가칭) 같은 것 만들어서 노인 복지를 위한 봉사 활동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다만 앞으로 일할 시장은 보다 경륜있는 사람이 맡아 책임감 있게 일을 추진했으면 합니다.

수원시의 원로로 많은 경험을 했는데 불협화음과 갈등 상황에서 사회 통합과 화해, 희망을 위해 한 말씀해 주신다면

- 너무 아옹다옹하고 개인적인 이득만 취하려고 하다보면 갈등과 불협화음이 생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서로 입장을 생각하고 헤아리는 역지사지란 말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또한 심화돼 가고 있는 이념적, 계층별 갈등을 극복하고 화합된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는 시민 각자가 각자의 위치에서 조금씩 양보하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포용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시의회는 하루빨리 시민의 주름살이 펴질 수 있도록 하고, 이를 바탕으로 계층 간 화합을 위해 시민의 입장에서 최선을 다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수원일보와 독자들을 위해 한말씀해 주십시오

- 수원일보가 110만 수원 시민의 대변자로 더욱 발전하고 확고히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수원일보 독자 여러분과 시민이 보다 큰 관심을 가져 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수원일보를 보면 점점 많이 발전한 것 같습니다. 시민들이 지역을 대표하는 신문인 수원일보를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 독자도 늘어나고 신문이 성장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또, 수원 시민이 수원일보를 봐야 지역의 정보를 알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앞으로 더욱 주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기사·미담·지역 사회의 좋은 일·남을 도와준 일·생활정보가 많이 실렸으면 합니다. 지적할 것은 지적하지만, 미담과 밝은 기사를 많이 써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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