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의 달인’ 심재인(58) 한나라당 예비후보는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낸다. 낯선 정치인의 길로 들어선 그는 지역을 돌며 얼굴을 알리고, 시민들의 입맛에 맞는 정책 개발을 위해 참모진과 마라톤 회의를 하는 것은 기본이다. 지난 8일 출마기자 회견을 시작으로 선거전에 돌입한 지 불과 10여일 만에 지역을 모두 둘러보고, 수원시의 각종 통계자료와 현안 등을 검토해 본 그는 ‘정확한 진단에 의한 처방’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민선5기 수원시장은 이런 ‘의사의 역할’을 해낼 인물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그가 말하는 ‘의사의 역할’이 무엇인지 궁금해 지는 대목이다.

심 후보는 수원시가 외형적으로 성장은 했지만, 발전이라 말하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속을 채우지 않고 외형적인 틀만 키우면서 도시 브랜드 가치 상승의 한계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신도시와 구도시는 단절됐고, 상권은 쇠락을 거듭하며, 세계문화유산인 화성과 글로벌 기업인 삼성전자가 있어도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시정운정을 개탄했다. 그는 “시민들의 도시 만족도가 높지 않은 것은 내실이 부족한 탓”이라며 “이번 민선5기 수원시장은 이런 수원에 대한 진단 결과를 토대로 정확한 처방과 관리를 할 수 있는 행정전문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 적임자가 ‘심재인’이라는 밝힌 그는 비효율적인 시 조직과 시정운영 방침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원화성을 중심으로 한 역사와 전통이 공존하는 문화관광도시,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첨단도시’라는 미래 비전은 제대로 제시했으나 이를 실행할 행정이 뒷받침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수원역의 교통체증을 꼽았다. 수천억원을 들여 우회도로와 교통체증 개선사업 등을 벌였으나 여전히 체증이 유발된다면서 도로와 대중교통의 연계성을 고려하지 않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를 빗대 “의사가 진찰과정에서 진단을 잘못해 환자에 대한 처방을 잘못 내렸다”며 비판하고, “비전을 실행할 기초적인 자료가 충분한 만큼 이를 분석해 제대로 된 처방전을 내고자 전문가 그룹의 자문단을 구성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시장 혼자 모든 결정을 내리는 초보적인 ‘제왕적 시대’를 끝내고 전문가 그룹과 시민 의견수렴을 통한 ‘시민주권의 시대’를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이를 위해 시 조직 재편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우선 고령화 사회와 여성의 사회적 진출 확대에 부합하는 가족여성국 설치를 최우선 과제로 선정했다. 그는 “미래는 여성의 감성과 섬세함이 국가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며 “저출산, 고령화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하도록 전담부서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또 수원화성 복원은 국책사업으로 진행하고, 공공기관 이전부지도 시의 필요한 부분을 채워주는 형태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원화성 복원사업이 늦어지면서 주민갈등과 지역 슬럼화를 부추기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국비 예산을 확보해 사업시기를 앞당겨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서울사무소 파견 당시 중앙정부와 국회, 경기도를 연결하는 일종의 합법적인 로비스트 역할을 했다”면서 “이 경험을 토대로 예산 확보는 물론 타 기관과 협의 등에서 원하는 바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 심재인 한나라당 수원시장 예비후보가 광교산을 찾아 등산객들에게 명함을 나눠주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대중교통체계 개선과 한꺼번에 진행되는 구도심 재개발도 언급했다. 수원시가 버스정보시스템은 잘 갖춰 있지만, 수요 분석이 미흡해 버스 노선과 배차간격이 현실에 맞지 않는다며 대중교통체계 개선을 주문했다. 수원시민들의 서울 출퇴근 수요가 높음에도 광역버스 노선이 서울 강남권에 집중돼 이용자들이 불편을 호소, 우선 추가 노선 확대로 불편을 덜고 추후 정확한 수요예측 조사를 거쳐 대대적인 정비를 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와 함께 주차난 해소를 위해 공공기관이나 공원 등의 지하에 공영지하주차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구도심 재개발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면 소위 전세대란이나 개발 후유증에 시달릴 수 있다며 경기뉴타운사업처럼 순차적 개발방식을 채택, 혼란을 예방한다는 복안을 내놓았다.

한나라당 공천과 선거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정치 초년생으로 정치기반은 약할지 모르나 소위 말하는 학연·지연·혈연은 물론, 지지세력도 결코 기존 정치인에 못지 않다고 장담했다. 그는 “35년 동안의 공직생활을 접고, 그간 터득한 현장 실무경험과 꿈꿔온 수원의 미래를 완성하는데 마지막 정열을 쏟고 싶다”면서 “수원은 정치인이 아닌 행정가를 필요로 한다. 다만, 행정이라는 종합예술을 펼치기 위해선 정치(정당 선거)를 하지 않으면 안되기에 정치인이 됐다”고 말했다. 

※ 프로필

▲수성고, 아주대 경영대학원 석사
▲전 과천·포천·파주 부시장, 포천시 시장권한대행
▲전 경기도 자치행정국장
▲현 협성대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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