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질서마저 지키지 않고 문화시민이라고 할 수 없다. 이를테면 불법 주정차와 불법 광고물, 쓰레기 등이 그것이다. 더구나 자동차의 불법주정차로 시민의 보행권이 빼앗기고 있다는 주장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경기도의 수부도시요, 문화의 도시 수원시 내에서 불법주정차로 보행자의 안전과 권리가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차량은 많고 주정차 시설은 부족하다보니 주차난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을 이해 못하는 바가 아니다. 하지만 도보로 3~5분 거리에 주차시설이 있는데도 굳이 보행길을 막아가며 주차를 하는 철면피한 시민이 있기에 부끄럽다.

시내 곳곳에서 벌어지는 주차난은 가히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이 중 대표적인 곳이 화서동 블루밍푸른숲 아파트 정문 앞이다. 인근 숙지 체육공원 이용객들이 이 아파트 정문 앞 도로를 불법으로 주정차하는 바람에 몸살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극심한 주차행렬로 주민들의 통행마저 불편을 겪고 있다(본보 1월 6일자)며 시정을 요구했지만 당국은 소 귀에 경 읽기다. 특히 이용객들이 몰리는 주말이나 휴일에는 정문 앞이 주차장을 방불케 하는 데다 통행로까지 막혀 아파트 입주민들의 불편이 보통 심각한 게 아니다. 안전에 대한 위험도 뻔하다.

이곳 외에도 시내 곳곳에는 보행로 유효폭이 안되거나 아예 보행로가 없어진 곳이 많다. 그런데도 수원시는 ‘보행권 저해 요인 로드채킹 조사’ 등 다각적인 교통 불편 해소책에 성의가 없지 않고서야 이처럼 방관할 수 없다. 블루밍푸른숲 아파트만 해도 1일 3000여대의 차량들이 정문 앞을 지나고 있는 데다 인근 체육공원을 찾는 차량들이 무질서하게 불법 주차하는 바람에 보행인들이 홍역을 치르기 일쑤다.

이것이 수원지역 보행로의 참담한 현실을 보여주고 있는 단면이다. 문제는 그동안 주정차 단속권을 갖고도 먼 산만 바라보던 수원시가 이달부터는 각 구청으로 이관한 모양이다. 그런데 단속권을 인수한 구청에서도 시의 무관심 행태와 다를 바 없다. 인수한 지 한 달이 다 되도록 단속에 나서지 않고 있는 것은 무사안일의 구태가 아닌가.

더구나 상춘인파로 인근 체육공원에 몰리고 있는 불법 주정차을 감안하면 CCTV 타령이나 할 일이 아니다. 도시 교통사고는 봄철에 많이 발생한다. 그래서 이곳이 불법주정차로 인한 보행인의 안전을 위해서도 단속이 시급한 이유다.

이 아파트 입주자들은 “당국에 아무리 민원을 제기해도 단속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볼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준공 당시 ‘정문 앞 4차선 도로를 기부채납하고 통행에 불편이 없도록 주정차 단속을 하겠다’는 조건부 허가를 받은 것이 억울하다는 주민들의 하소연은 설득력을 준다.

벌써부터 아파트 주민들과 체육공원 이용객들 사이에 실랑이도 자주 벌어지고 있다고 하니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효원의 도시, 문화도시를 아무리 외쳐봐도 불법주정차들로 걸을 수 있는 보행권 확보가 안된 도시구조로는 말짱 헛구호다.

심각성을 감안하면 예산타령만 할 게 아니라 CCTV를 설치 못할 것도 없다. 팔달구는 당장 단속 인력을 상시 배치하고 위반차량은 강력히 단속해야 옳다. 부연하건데 차제에 수원시 전역 교통시설과 걸을 수 있는 권리의 보행권을 확보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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