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수원 영덕중학교 공개 수업에서 김경은 특수교사와 통합지원1반 학생들이 탑 쌓기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 “장애·비장애 학생 어울리며 ‘함께’를 배워갑니다”

특수교육으로 유명한 수원 영덕중학교가 28일 공개수업을 통해 최근 각광받고 있는 ‘통합특수교육방식’을 선보여 큰 호응을 얻었다.

특수교육 통합수업이란 장애 학생들을 일반 학급에 편성, 수업을 듣게 하고 여기에서 부족한 부분을 특수교사들이 다시 보충하는 방식으로 미국, 영국 등 선진국들의 도입 이후 각광받고 있는 특수교육의 한 방법이다.

이날 오후 2시 영덕중학교 특수교육 통합지원1반. 천진난만한 표정을 한 7명의 학생들이 공예 수업에 집중하고 있었다.

“오늘 수업 내용은 나무 막대기로 탑을 쌓는 거예요. 조심하지 않으면 무너지겠죠? 다함께 쌓아봅시다.”

김경은 특수교사의 지시에 맞춰 7명의 천사들은 나무 막대기를 하나하나 쌓아올리기 시작했다. 정신지체를 앓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진지한 표정에 굉장한 집중력을 보이자 지켜보고 있던 학부모들의 탄성도 이어졌다.

“평소 하나의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쉽게 싫증내는 것을 고치기 위한 수업입니다. 학생들이 할 수 있는 수준, 그러면서도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능력을 학교에서 가르치는 거죠.” 함께 수업을 지켜보던 교사가 설명했다.

10분 정도 지나자 자기 키만큼 쌓아 올린 한 학생이 실수로 탑을 무너뜨렸다. 그러자 재빨리 담당 교사가 달려가 ‘왜 쓰러졌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함께 고민했다. 한참을 설명을 듣던 학생은 이내 고개를 끄덕이던 다시 탑을 쌓기 시작했다. 옆에서 지켜보던 친구들도 함께 거들었다. 협동심과 사회생활을 배우는 과정이라고 한다.

● “몰라보게 달라졌습니다”

▲ 영덕중 통합특수교육은 함께 하는 협동심도 강조한다. 무너진 탑을 다시 쌓는 한 학생에게 교사와 친구들이 도와주고 있다.
이들이 이처럼 집중력, 협동심, 대인관계 등에서 놀라운 능력을 보여주게 된 것은 영덕중학교만의 ‘통합특수교육’이 한몫했다는 평가다.

3학급 23명으로 구성된 영덕중 특수반 학생들은 평소에는 일반학급에서 수업을 듣는다. 학습능력이 뒤떨어진다고 해서 특수학생들만의 수업은 오히려 사회에서 격리되는 현상만 초래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대신 모자라는 부분은 통합지원반을 편성해 보충수업을 진행한다. 이날 선보였던 공예 수업도 있고 컴퓨터를 활용한 IT 수업도 있다. 음악이나 체육 등의 예체능 수업도 당연히 있다.

많은 수업 시간 때문에 처음에는 육체적, 정신적으로 벅찼지만, 이를 극복해야 ‘한사람의 사회구성원이 될 수 있다’는 마음으로 학생, 교사, 학부모들이 함께 노력했다고 한다. 그 결과 학생들이 한결 밝아지고 학습 능력 향상에 큰 성과를 거둔 것은 물론 비장애 동급생들과의 관계도 한결 좋아졌다.

공개수업이라는 장소의 제약 때문에 ‘외부 수업’을 진행하지는 못했지만 평소에는 일상 생활에서 흔히 겪는 상황을 체험하는 수업 시간도 있다. 혼자서 버스를 탄다거나 관공서에서 서류를 받는 일 등 예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던 일도 그동안의 수업을 통해 이제는 ‘척척박사’가 됐다.

이임덕 특수교사는 “영덕중학교 특수교육의 목표는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의 취업이 아니라 장애 학생들이 정상적인 사회인으로 데뷔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특히 일반 학생들과 함께 어울리도록 하는 통합교육이 좋은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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