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지방선거 수원지역의 투표 결과, 사실상 민주당 등 야권이 웃으며 막을 내렸다. 수원시장은 야권단일 후보인 민주당 염태영 후보가 당선됐고, 시도 의원도 예상 외로 야권이 선전했다. 이는 이번 지방선거를 휘감았던 ‘북풍’이 수원시민에게 통하지 않았고, 오랜 기간 수원을 지배했던 보수정치에 유권자들이 등을 돌렸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큰 것으로 읽힌다.

●수원 유권자 MB심판론에 무게 = 수원시장 선거에서는 ‘힘 있는 여당’과 ‘변화와 희망’을 노래한 한나라당 심재인 후보와 민주당 염태영 후보간 대결에서 염 후보가 승리했다. 전·현직 정권의 대결구도 속에 수원 유권자들이 MB정권심판론에 무게를 실어준 것으로 평가된다. 또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당선자의 핵심 공약인 ‘무상급식’을 야권 후보들이 모두 공유하면서 젊은 학부모를 투표장으로 이끈 것도 한몫했다.

더욱이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 발표 이후 여당에 유리한 선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으나 막상 뚜껑을 열자 이른바 ‘북풍’이 크게 작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야권단일화의 힘도 일정부분 확인됐다. MB심판이라는 대의적 명분 아래 뭉친 민주당과 민노당, 창조한국당, 국민참여당 등 야권이 내민 ‘염태영 단일후보 카드’가 야권의 결집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정치 성향 변화 단면= 이번 선거는 힘이 떨어진 기존의 보수세력과 급부상한 신흥보수, 그리고 개혁세력간의 대결 구도는 선거운동 과정 내내 유권자의 관심을 끌었다. 선거 최대 관전포인트로 꼽혔던 주도권 싸움에서 민주당 등 개혁세력이 키를 잡았다.

특히 이번 선거가 2년 뒤 치를 총선의 표심을 가늠할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는 평가 속에 개혁세력의 주도권 장악은 보수층의 위기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여당 분열은 이미 공천과정에서 불거졌고, 선거 패배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여당 공천에 불만을 품은 후보들이 무소속 출마를 감행했고, 현 김용서 수원시장을 필두로 한 기존 보수세력의 반발을 사는 등 극심한 내분을 겪었다. 지역정가에서는 이를 신흥보수세력의 ‘성장통’으로 평가했다.

MB정권 심판론에 무게가 실리면서 일시적인 변화일지, 보수세력의 와해일지는 총선까지 지켜볼 일이다. 이와 함께 20대~40대와 50대 이상 세대간의 지지층이 확연하게 갈려 향후 전개될 세대간 대결구도도 주목된다.

●패배 책임론 부각= 수원시장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론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2년 뒤 총선을 대비하려면 당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도 선거에 깊숙이 개입했던 핵심 인사들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공천 마지막까지 논란이 끝이지 않았던 ‘심재인 카드’를 고집한 남경필 의원 등이 그 대상이 될 전망이다.

특히 지역구 장악력에도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역 의원들의 입지도 불안해 질 수 있다. 남경필 의원과 정미경 의원 지역구인 팔달과 권선구에서도 염 후보 지지율이 높은데다, 도지사 선거에서도 유시민 후보의 선전이 눈에 띈다. 따라서 다음 총선 전까지 지지기반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공천도 장담할 수 없고, 현 김용서 수원시장처럼 신·구 정치인의 도전을 받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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