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인사적체 현상을 빚고 있는 수원시 공직자들이 도의 ‘밀어내기’식 인사교류에 대한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인사교류가 일방적이거나 단절되면 광역자치단체의 종합행정과 기초자치단체의 현장행정 경험을 접목시킴으로써 폭넓은 노하우를 쌓아오던 기회가 사라져 공직자들에게는 불이익으로 돌아 올 수밖에 없다.

수원시에 따르면 현재 도청 자원이 차지하고 있는 자리는 모두 13개소로 이 중 4급 서기관 1석, 5급 사무과 12석 규모다. 이는 수원시 5·6급 공무원 정원 153명의 11%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가 31개 시·군과 인적 자원 교류를 진행 중이며 이르면 7월 4~6급 20% 범위(130여명 규모) 내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도와 일선 시군 간 인사교류가 실질적으로 도청 자원의 일방적인 파견에 불과한 데다 기초단체의 인사적체를 부추기는 측면이 강해 시선이 곱지 않다. 이 때문에 도와 일선 시·군의 같은 직급 간 승진인사에서 승진하는 데 걸린 평균 기간이 2배 가까이 차이가 나고 보니 시·군 공무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행정안전부가 지방공무원들의 인사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하반기부터 타지역 근무시 특별승급 1호봉의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방안도 한 지역에서 장기 근무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공직사회의 부패를 차단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취지에 공감한다.

그러나 단체장이나 상급자가 미운 털이 박힌 공직자를 승급을 내세워 방출하는 수단으로 악용할 소지가 있어 결국 광역단체의 밀어내기 식 인사교류와 다를 바 없을 것이란 우려를 지적해 둔다.

한마디로 ‘미운 털 승급 방출’로 악용되면 상급자나 조직에 쓴소리 하는 공무원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다. 근무평점이 좋지 않은 지방공무원이 다른 지역 기초·광역단체로 전근을 자청, 승급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폐단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이 같은 우려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행안부가 밝힌 대로 최우수 인력을 선발해 지자체 간 인사교류를 하겠다는 원칙이 철저히 지켜져야 한다.

그동안 토착세력과의 유착 우려가 큰 지자체의 감사, 건축, 세무, 회계 분야 등에 대해 인적 쇄신의 필요성이 크다는 지적이 많았다.

우수한 공직자가 승급의 기회를 갖고 소신껏 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광역 ·기초단체 간 인사교류가 대폭 확대돼야 한다. 인사교류가 활발해지면 상호 이해증진 및 협력강화 기반조성으로 업무협조가 원활해지고 현장경험과 정책업무의 조화를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인사교류는 효율적인 인력관리제도로서 공무원의 능력 발전 및 조직의 활성화로 궁극적으로 지자체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 지방공무원들에 대한 타 지자체 인사교류는 민선 지자체 이후 거의 중단됐다. 민선 단체장이 인사권을 행사하면서 특별한 사유가 아니고는 타 지자체 전출이 쉽지 않았다. 이렇다보니 직책에 오래 머문 공직자는 이권단체와 업체 등과 결탁하거나 단체장과 유착하는 등 비리소지가 많았다.

이제 염태영 차기시장은 폐쇄적 영역으로 남아 있는 인사제도를 영역 개방의 첫걸음으로 공정한 인사쇄신이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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