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문화로 명성을 얻고 있는 수원시가 도심에 쓰레기가 방치돼 몸살을 앓고 있다니 부끄럽다. 수원시 인계동 상가 밀집지역은 매일 밤마다 쏟아지는 쓰레기로 ‘쓰레기 거리’라는 오명을 쓰게 된 지 오래다.

총 36만㎡에 이르는 엄청난 구역에 즐비하게 산적해 있는 쓰레기더미에서 악취가 진동하고 있다. 무더운 날씨에 버려진 쓰레기로 도심이 신음하고 있지만 청소행정의 흔적은 찾아 볼 수 없다.

이 지역엔 쓰레기통이 단 한 곳도 없다. 현실적으로 쓰레기통이 설치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역효과가 작용할 것도 만만치 않은 골칫거리로 여긴다.

상가 한쪽에서는 새로 개점한 음식점에서 전단지를 돌리고 있고, 그 뒤편 바닥에는 전단지와 대리운전 전단지, 종이컵, 음료수통 등 각종 쓰레기더미로 미관은 물론 악취가 풍겨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쓰레기 산적은 주말이면 버려지는 양도 많지만 상가를 이용하는 시민들도 쓰레기통이이 한 곳도 없다보니 손에 쓰레기를 들고 버릴 곳을 찾다 이내 포기한 채 주차장이나 공터 등에 아무렇게나 버리는 환경이 돼 버렸다.

효원의 도시 수원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수원화성을 가꿔 나가야 할 문화시민의 긍지를 갖고 있는 곳이다. 이런 곳이 도심 쓰레기더미로 몸살을 앓고 있다면 창피한 일이다.

수원시가 쓰레기 종량제를 추진하면서 쓰레기통을 축소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이처럼 시행착오가 드러났다면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궁극적으로 쓰레기를 제 때 수거할 수 있는 청소행정의 융통성이 요구되는 이유다. “이 지역뿐 아니라 상가나 주택 밀집지역에 쓰레기통을 설치하는 지자체는 없다”며 오히려 쓰레기통 설치가 종량제를 역행하는 것은 물론 쓰레기 난장판이 될 것이라는 수원시 관계자의 말은 한켠 이해가 되면서도 무책임이 엿보인다.

적어도 청소행정을 담당하는 공직자의 입장이라면 쓰레기 취급에 있어서의 대민홍보 및 계도 단속이 지속돼 쓰레기 수거문화를 정착하는 데 힘을 기울여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쓰레기 종량제를 정착시키기 위해 쓰레기통을 없앴다면 이와 관련된 부작용에 대비하는 것이다. 먼저 시민의식을 제고 할 수 있는 계도와 단속을 통해 분리배출과 함께 바로 수거하는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물론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민들이 먼저 쓰레기를 줄여야 한다. 음식물 쓰레기의 경우 식량 자원의 낭비다. 알뜰 식단으로 남기지 않는 합리적인 식문화를 정립해야 한다.

지자체는 쓰레기 수거를 위탁업체만 의지하거나 인계동 상가지역처럼 쓰레기 양이 많이 배출되는 곳도 일반지역과 동일하게 인력을 배치하는 것보다 특별관리를 통해 수거반을 확대 편성해 처리하는 방법도 고민할 일이다.

선진문화도시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깨끗한 거리가 먼저다. 시민의식 개혁은 물론이고 청소행정의 보다 효율적인 방안을 강구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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