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지방자치단체의 인사태풍이 예고되고 있다. 6·2 지방선거에서 경기도 내 절반 이상의 시장·군수가 물갈이되면서 새로 선출된 단체장들이 행정력을 장악하고 행정쇄신을 통해 지방행정, 업무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대대적인 인사를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원시의 경우 민선 5기 체제 가동에 앞서 수원시설관리공단 등 수원시장이 임명권을 가지고 있는 기관의 장이나 대표 등에 대한 ‘물갈이’설이 나오고 있다. 수원시장은 시가 출연해 설립한 수원시설관리공단, 월드컵재단, 화성운영재단, (재)수원사랑장학재단, 수원시체육회, 청소년육성재단 등의 이사장이나 사무국장 등에 대한 임명권을 갖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단체장이 갈리면서 이들 산하 기관의 수장이나 고위 간부들도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물갈이설에 대해 공직사회는 인사적체 해소차원에서 기대하는 목소리와 함께 선거참모의 논공행상이 되지 않을까 우려도 나오고 있다. 단체장이 교체된 지역의 경우 공무원의 줄서기, 선거운동 개입 등의 문제가 확인되면 곧바로 인사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선거 직후 선거기간 줄서기를 한 공무원들의 살생부설이 나도는가 하면 특정 후보를 지지한 공무원의 좌천설 등 인사파장이 만만치 않다.

따라서 지자체 공직자들이 곧 단행될 인사의 폭과 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술렁거리는 것은 당연하다. 지자체 공무원들의 선거개입으로 불협화음을 불러 일으켰다면 문책성 인사 회오리가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당연히 선거에 개입한 공무원은 책임을 물어야 함은 당연하다.

인사가 만사라 했듯이 인사행정은 지자체 행정의 근본이다. 그래서 적재적소에 능력에 맞는 인사를 배치하고,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사기진작을 시키며 필요시 직원들의 능력발전을 위해 교육과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다.

문제는 능력위주의 발탁인사라는 명목으로 자기사람을 심기 위한 정실개입의 여지를 확대하고 전문성보다도 친소관계에 따라 인사가 이뤄진다면 자치행정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물론 단체장이 정책철학과 비전을 같이하는 유능한 측근들이 그를 보좌하고 정책집행을 해야 일관성 있는 책임행정을 펼 수 있다. 그리고 연공서열과 인사 관행에 묻혀 있는 유능한 인재를 과감하게 발탁하는 것은 조직에 신선한 충격을 주어 신바람 나게 일하는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점에서 매우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인사의 공정성과 투명성이다. 이를 첫번째 인사의 원칙으로 삼아야 한다. 공정하지 않은 인사는 설득력을 잃게 되고 조직의 힘을 약화시킨다.

염태영 차기 수원시장은 당선 후 일성에서 “공정한 인사를 위해 논공행상을 배제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다만 현 시장과 정치적 이해 관계로 얽혀 있는 공무원은 차기시장과 정책방향도 다르다는 점에서 스스로 퇴임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한가지 더 유념할 것은 인사를 통한 행정쇄신도 필요하지만 공무원 신분보장을 통한 공직사회 안정도 중요하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염 차기시장의 현명한 인사행정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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