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3~14일 전국학업성취도평가(일제고사)를 앞두고 수원지역 일부 초등학교에는 고등학교에서나 볼 수 있는 0교시 보충수업이 등장하는 등 ‘점수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성적이 부진했던 수원지역의 경우 예·체능 시간에 일제고사 과목인 국영수 문제풀이를 하는가 하면 각종 모의평가를 통해 우수 학생을 선발하면서 경쟁을 유발, 소위 이번 시험에 ‘올인’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학생, 학부모들로부터 불만을 사고 있다.

6일 경기도교육청과 수원시 초등학교 등에 따르면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주관으로 오는 13일부터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를 실시한다. 평가 대상은 초등 6학년, 중 3, 고 2학년이며 초·중학생의 경우 국어, 영어, 과학, 사회, 수학 시험을 치르게 된다.

이를 위해 수원교육청은 지난해 국가수준학력평가에서 도내 3~4위(초·중학교)를 기록했던 것에서 목표를 상향 조정, 도내 최상위권 도약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실제로 수원교육청 측은 예상문제 등이 담긴 콤팩트디스크(CD)를 도내 학교에 배포하고 각 구역별로 담당 장학사를 배정해 철저한 대비를 독려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학교에서는 이러한 독려를 넘어 보충수업은 물론, 학사일정을 대폭 수정해 오직 학력평가만을 위한 수업을 배정하면서 물의를 빚고 있다. 더욱이 교육과학기술부가 올해 처음으로 일제고사 학교별 평가결과 자료를 ‘학교알리미 사이트’에 공시하기로 해 '점수 경쟁'은 어느 때보다 치열한 상황이다.

수원 A초등학교의 경우 지난달부터 오는 12일까지 등교시간을 오전 7시50분으로 정하고 0교시 보충수업을 강행하고 있다. 또 B초등학교는 0교시 수업 외에도 일과 이후에 보충수업시간을 배정하고 예·체능 시간에는 학력평가를 위한 문제풀이 시간을 마련했다.

또 C중학교는 학력평가 대비 문제집을 단체로 구매해 이를 토대로 모의평가를 시행, 성적 우수자에게는 시상을 할 계획이다.

때문에 해당 학교 학생들과 학부모는 ‘해도 해도 너무한 것 아니냐’는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A 초등학교 한 학부모는 “아이의 성적을 올려준다는 점은 좋지만, 고등학교에도 점차 사라지는 보충수업까지 하는 것은 너무 무리한 부담을 주는 것 같다”고 성토했다.

이에 수원교육청은 2차례에 걸쳐 ‘무리한 학력평가 대비’를 자제하는 것을 권고하는 공문을 보냈지만, 시험 일정이 다가오면서 이 같은 현상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수원교육청 관계자는 “지나친 ‘학력평가 대비’를 위한 수업은 교육청의 본래 의도와도 맞지 않고 오히려 서열화라는 부작용만 낳게 된다”면서 “1등을 위한 교육보다는 반대로 중위권을 두텁게 하기 위한 수업방식을 적용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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