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뫼·꼴미·꼴뫼

화서2동 391번지 일대에 있다. 화서 전철역에서 서울 쪽으로 떠나면 바로 왼쪽에 아파트 숲이 펼쳐지고 그 사이에 작은 언덕 같은 산이 하나 오똑 솟아 있음을 보게 된다. 이 산이 꽃뫼이며, 한자로 花山(화산) 또는 華山(화산)이라고 쓴다. 주민들에 따라서는 꼴미, 꽃미, 꼴뫼라고 부르기도 한다.

꽃뫼는 두 언덕(작은 봉우리)으로 이뤄져 있는데 철로 쪽의 큰 것을 ‘큰봉재’, 서쪽의 작은 것을 ‘작은봉재’라고 불렀다. 몇 년 전만 해도 이곳에는 경주 김씨를 비롯한 30여호가 자연 마을을 이뤄 살고 있었는데 개발 사업으로 아파트가 들어서는 바람에 주민들은 흩어져 버리고 말았다.

꽃뫼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으나 가장 잘 알려진 것은 다음과 같다. 이 마을에 아주 아름답고 마음씨가 고우며 품행이 단정한 아가씨가 있었다. 그녀는 병든 홀아비와 사느라 혼기가 찼어도 시집을 가지 못하고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아가씨는 자기 집 머슴에게 불가항력으로 몸을 유린당하고 말았다. 머슴은 아가씨와 다른 곳으로 도망가서라도 살자고 했지만 그렇게 되면 병든 아버지를 돌볼 사람이 없을 뿐만 아니라 가문에 씻을 수 없는 오욕을 남기게 되는 것이다.

처녀는 죽음으로 오욕을 씻고자 했다. 그날 밤 집 뒤의 산에 올라가 애처로이 소리죽여 울고서 나무에 목을 매 쓸쓸히 세상을 떠났다.

죽은 처녀를 발견한 동네 사람들은 그곳에 시신을 정성껏 묻어주었는데 그 후 그곳에 꽃나무가 자라고 해마다 봄이 오면 꽃이 무더기로 피어났다고 한다. 이를 본 마을 사람들은 처녀의 효심과 고운 마음씨가 꽃으로 환생해 해마다 피어나는 것이라고 여겨 그다음부터 이 산을 꽃이 피어 있는 산, 꽃뫼라고 부르게 됐다는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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