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내버스의 난폭운전이 도를 넘고 있다니 경기도 수부도시요, 문화도시가 무색하다. 시민의 삶의 쾌적성은 도시 경쟁력을 가늠하는 핵심 요소다. 도시의 쾌적성은 녹지공간을 비롯한 자연환경, 문화와 역사, 그리고 교통의 편리성 등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형성된다. 이 중 교통의 편리성은 시민 삶의 질 제고에 있어서 우선되는 요소다. 교통의 편리성에는 대중교통체계의 완비와 함께 교통의 실수요자인 시민의 교통문화 의식이 포함된다. 그런 차원에서 운전행태, 교통안전, 보행행태 및 교통환경 등 3개 부문 11개 항목을 조사, 분석해 수치로 계량화한 교통문화지수는 도시의 교통문화 수준을 대변하는 자료다.

지금 수원시 내에서는 배차시간에 쫓긴 일부 시내버스 기사들이 신호·차선 위반 등을 대수롭지 않게 저지르면서 인명피해가 속출하고 있다고 하니 이런 후진성도 없다. 교통문화지수로 보면 최하수치다. 특히 대중교통은 시민의 발로 수십명의 목숨을 담보로 운전해야 하는 막중한 안전의식과 책임이 따른다. 안전성과 직결되는 운전행태가 나쁘다는 것은 운전기사들의 교통질서 의식 제고가 시급함을 말한다.

지난달 초 수원 모 고등학교 학생 K(17)군은 학교를 다녀오는 길에 버스에서 하차하다 미처 내리지도 못한 상황에서 버스가 출발, 길바닥에 넘어져 다리 골절상을 입었다. 여름방학 내내 병원 신세를 지게 된 K군은 "다시는 버스 타기 싫다"며 고개를 저었다. 안전의식이 실종된 버스운전사들의 개문발차 사례다. 같은 달 24일 매교동에서는 신호를 위반하고 좌회전하던 시내버스와 직진하던 승용차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해 승용차 운전자가 크게 다치고 버스 승객들이 다른 버스로 옮겨 타는 불편을 겪었다. 모두 운전 과실과 신호를 멋대로 위반하는 난폭운전의 사례다. 실제 본사 기자가 취재한 바로는 매탄초사거리, 장안문사거리, 보훈지청사거리 등 편도 3차선 이하 중·소로에서 버스기사들이 신호나 차선을 위반하는 사례를 쉽게 찾았다. 반대편 직선신호가 미처 끝나기도 전에 버스가 좌회전하며 아찔한 순간을 연출했다. 횡단신호를 받고 길을 건너는 시민들 사이로 버스가 유유히 지나기도 했다.

시청 민원게시판에 버스들의 난폭운전과 불친절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잇따르고 있지만, 경찰이나 시에서는 모르쇠다. 이처럼 시민 불편이 커지는 데도 시내버스의 운행행태가 개선될 기미가 없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그렇다고 마땅한 제재수단이 있는 것도 아니다. 시내버스의 불친절과 난폭운전 등이 신고되더라도 해당 업체에 주의 또는 경고만 통보된다. 또 이런 사실이 누적될 경우 버스회사와 해당 운전기사에게 과징금이나 과태료를 부과하는 게 고작이다. 영리만을 내세운 회사가 배차시간을 압박, 난폭운전의 요인이 되고 있다.

이제 대중교통 선진화를 위해서도 불친절 난폭운전 시내버스를 없애려면 친절·서비스 교육도 중요하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강력한 제재가 뒷받침돼야 한다. 편리하고 안락한 대중교통문화가 형성돼 있지 않은 곳을 누가 효원의 문화도시라 하겠는가. 운전행태에 대한 평가를 통해 일정 수준 이하의 회사는 불이익을 주고 운전기사에 대해 영구 퇴출하는 방안 등이 강구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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