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계천을 롤 모델로 한 수원천 복개복원 공사가 지난 6월 현재 20.89%의 공정률을 보이며 한창 진행되고 있다.

지난 6월 기준으로 20.89%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는 수원천 복개 복원공사에 대한 우려가 크다. 특히 수원천에 흐를 물을 외부에서 사다 공급한다는 점이 가장 염려되는 대목으로 전문가들은 도심에서 지하로 물이 스며들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고, 도심 담수기능을 높일 것을 주문하고 있다.

● ‘수원천’ 청계천 본보기는 곤란

수암천 복원은 수원천에 앞서 청계천을 모델로 시작된 공사다. 지난 2008년 5월 경기도 안양시는 수암천 5.3㎞ 구간에 대해 자연형 하천 복원을 내세워 공사를 시작했다. 공사 전 1급수에만 산다는 버들치와 다슬기가 살았지만 공사가 시작되면서 모두 사라졌다.

수암천 양옆으로 쌓아올린 콘크리트 제방을 헐어내고 그 자리에 돌 축대를 쌓아올리는 과정에서 중장비가 하천바닥을 훼손했기 때문이다. 청계천을 롤 모델로 탄생한 서울시 노원구의 당현천도 하천바닥을 돌로 포장하다시피 한 공법으로 서울시 환경정책 시민평가단으로부터 지하수와 하천수의 자연스러운 순환을 막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청계천을 모델로 한 하천복원공사는 수원천뿐만 아니다. 부산의 초량천과 고양의 대장천, 용인 탄천, 오산 궐동천, 천안 성정천을 비롯해 지난 2007년 63곳에서 2008년에는 90곳으로 늘었다. 특히 이들 복원하천은 청계천처럼 콘크리트로 옹벽을 치고 바닥을 만드는 방식으로 진행돼 수서곤충이 살기에는 부적합하다는 평가다.

● ‘자연’보다 ‘사람’에 초점 복원공사

오는 2011년 12월 완공될 수원천 복개 복원공사는 생태환경 복원보다는 경관과 친수공간 확보에 주력하면서 여러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특히 갈수기 때도 팔당원수를 사서 뿌리다 보니 과다한 유지관리비가 우려된다. 유량확보에 필요한 2만8000톤 중 1만4000톤을 팔당원수로 충당하면서 연간 8억원의 비용이 필요한 실정이다.

시 관계자는 “필요한 1만4000톤은 분당선 착공 후 발생하는 지하수에서 일부와 서호 생태수자원센터 및 수원시하수처리장 방류수의 물길을 돌리는 작업을 통해 확보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수원천 복개공사가 자연이 아닌 사람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은 지나치게 많은 조형물로도 알 수 있다. 수원시는 매교에서 지동교를 잇는 720m 구간에 9개의 교량과 이벤트 공간 등을 신설하고, 낙차분수와 캐스케이드, 벽천, 팔달분수, 버들분수 등 조형물을 대거 도입했다.

시는 또 매교공원과 초록습지, 생태정원, 풍경마당, 치유의 길, 기억의 정원, 달맞이마당, 문화경마당 등 이벤트 공간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복개구간 철거로 남수문 복원의 기틀을 마련한다는 계획이지만, 홍수 시 치수 보완대책도 미흡한 실정이다.

● 상·하류 연계관리 시급

지난 2008년 2월 열린 수원천 복개복원 사업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최종보고회에서 지적된 것처럼 상류와 하류를 연계해 관리하는 방안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 광교저수지 방류수 등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상류지역과 중상류에 있는 복원구간 간 서로 다른 생태계가 조성돼서는 안 된다는 것인데 현재로서는 이를 해결할 만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수원천을 도심 내 친수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서 하루 2만8000톤 규모의 물을 흘려보낼 예정이지만, 시가 확보하고 있는 수원은 광교저수지 방류수가 유일하다. 전문가들은 나머지 팔달원수를 구입하는데 필요한 예산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상류 부근에 또 다른 수원을 찾는 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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